하위권팀들은 어디서 힘이 나는지 시즌 막바지가 되면 연승행진을 하기 일쑤다.
지난 해에는 KT 위즈가 그랬다.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노리고 있던 넥센 히어로즈는 9월 초 KT에 발목을 잡히며 연패에 빠졌고 결국 SK 와이번스에 밀리며 7위에 머물렀다.
당시 KT는 9월에만 11승10패로 5할을 넘기며 힘을 냈다. 1위를 달리던 KIA 타이거즈나 이들을 바짝 뒤쫓던 두산 베어스를 위태롭게 만든 것도 KT였다.
올해도 '고춧가루 부대'가 나타났다. NC 다이노스가 최근 좋은 성적으로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팀들의 위협이 되고 있다. NC는 지난 주 시즌 처음으로 7연승을 달렸다. 9월에만 8승5패로 두산(9승5패)을 제외하곤 가장 승리가 많다.
게다가 중위권 싸움이 치열한 팀들에게 승리를 거둬 상대팀이 더 애가 탄다. LG와 KIA, 넥센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는 그 제물이 됐다. 최근 리그는 1~3위보다 '가을야구' 진출의 고비에 서있는 중위권 팀들의 싸움이 더 치열한 형국이다. 이 가운데 NC가 진정한 '고춧가루'부대의 맛을 보여주고 있다.
아시안게임 전 상승세를 타며 중위권 싸움에 가세했던 롯데는 휴식기 후 NC에게 2연패를 당한 후 뒤이은 두산, KIA, 넥센과의 경기를 모두 내주면서 8연패에 빠졌다. 이후 간신히 LG에 2연승을 거뒀다. 그사이 7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는 3경기차로 벌어졌고 꼴찌 KT와는 4경기차로 줄었다. 이제 꼴찌 걱정을 해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NC와 맞붙는 팀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얄궂게도 NC는 9월 하순 그리고 10월에도 넥센, KIA, 롯데와 다시 만난다. 하지만 NC로서도 포기할 수 없는 일전이다. KT와 단 1.5경기차이기 때문에 언제 역전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 최대한 승리를 많이 쌓아놔야 승차가 벌어진다. 게다가 최근 연승으로 롯데와의 승차는 2.5경기차로 줄어있다. 탈꼴찌를 목표로 싸우다보니 어느덧 8위와도 가까워진 것. 때문에 NC는 9위에 안주하기 보다는 8위를 노리는 상황이 됐다. 특히 롯데와 남은 3경기에서 승부수를 던져볼 수도 있다.
NC는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성적을 위해 '프로정신'으로 싸우고 있다. 그런 NC가 무서운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상황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