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붙들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에 치명적 악재가 발생했다. 베테랑 선발 투수 윤성환(37)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이탈했다. 가뜩이나 선발진의 힘이 강하지 않은 삼성으로서는 너무나 뼈아픈 공백이 아닐 수 없다. 당장 그 빈 자리를 어떻게 메워야 할 지가 고민이다.
윤성환은 지난 19일 대구 KIA전 때 선발로 나와 3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고 있었다. 그러나 4회초 KIA 선두타자 김주찬이 친 타구에 왼쪽 정강이를 강타당한 뒤 권오준과 교체됐다. 이때 생긴 부상이 가볍지 않았다. 결국 윤성환은 20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재활에 들어갔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20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매우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공이 좋았는데, 안타깝게 됐다. 1회부터 전력으로 던졌는데…(타구에 맞은) 정강이가 많이 부어 올랐다. 당분간 경기를 소화하기 어려워 1군에서 빼고 재활하게 했다. 윤성환이 빠진 1군 자리에는 안성무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윤성환은 올해 비록 구위가 들쭉날쭉하고 성적이 이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23번이나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해줬다. 성적은 5승8패에 평균자책점 6.95로 좋진 않았다. 그래도 제구가 되면 6이닝 이상 버틸 수 있는 투수다. 더구나 시즌 막판 이런 투수의 대체자를 찾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미리 준비했다면 모를까, 워낙 돌발 사태라 김 감독도 당황하고 있는 듯 하다.
윤성환이 빠지고 1군에 올라온 안성무는 윤성환의 대체자원은 아니다. 김 감독은 "선발 투수는 2군에서 새로 불러 올려야 할 것 같다"며 안성무가 아닌 다른 투수를 윤성환이 빠진 선발 자리에 넣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투수에게 기회를 줄 지에 관해서는 결정을 하지 못한 듯 하다.
삼성은 19일 대구 KIA전 때 6-1로 앞서던 9회초 대거 7실점하며 역전패를 당할 뻔했다. 그러나 기적처럼 9회말 3점을 뽑아 9대8로 재역전승 드라마를 썼다. 7-8이던 9회말 2사 1루때 터진 김상수의 역전 끝내기 2점포가 결정적이었다. 이 승리로 5강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미약하게 나마 살려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윤성환의 이탈로 인해 향후 더욱 힘든 싸움을 해야 할 것 같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