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감래의 아이콘이 되는 것일까.
최근 수 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주전 자리에서 밀리고 트레이드 대상이 되며 마음 고생을 했던 최지만(27)이 드디어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기량을 만개하고 있다. 최근들어 연거푸 홈런포로 팀에 승리를 안기며 팀내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기록만으로 보면 당당히 주간 MVP에도 도전장을 내밀 만 하다.
최지만은 13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경기에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2할8푼(161타수 45안타)으로 끌어올렸다.
최지만은 이날 투런 홈런으로 결승타를 기록했다. 0-0이던 1회말 2사 1루에서 최지만은 상대 선발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던진 초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3대1 승리로 이어진 결승 홈런이다. 최지만은 지난 11일 클리블랜드전 때도 9회말 2사후 역전 끝내기 투런포를 날린 바 있다. 3연전에서 2번이나 결정적인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최지만은 최근 7경기에서 타율 3할5푼(20타수 7안타)에 3홈런, 11타점으로 중심타자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도 0.900에 달한다. 지난 8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는 7-2로 앞선 6회말 2사 만루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터트리기도 했다. 홈런 3개로 11타점을 쓸어 담으며 해결사 능력을 보여줬다.
최지만은 2016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9개를 때려 1개를 추가하면 10홈런이다.
최지만의 최근 뜨거운 페이스는 수많은 난관에 굴하지 않고 버텨낸 결과다. 인천 동산고를 졸업하고 2010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42만5000달러에 계약한 최지만은 2015년까지 6년간 마이너리그에서 기량을 쌓았다. 마침내 2016년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그해 54경기에서 1할7푼의 저조한 성적을 내고 방출됐고, 2017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양키스에서도 6경기 밖에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또 방출됐다. 2018년에 밀워키와 1년 계약을 했는데, 1루수 경쟁에서 KBO리그에서 뛰었던 에릭 테임즈에게 밀려 자리를 잡지 못했다. 결국 지난 6월 탬파베이로 트레이드 됐다. 이게 반등의 계기가 됐다. 리빌딩을 통해 젊은 유망주 위주로 엔트리를 구성한 탬파베이에서 기회를 잡았다. 최지만은 이적 후 39경기에서 타율 2할9푼(131타수 38안타), 7홈런, 24타점으로 제 몫을 해내기 시작했다.
이 같은 맹활약으로 탬파베이 구단 내부에서 내년 시즌 재계약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현지 언론도 이런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클리블랜드전 결승 투런포를 친 뒤 '탬파베이 타임스'는 "2019년에도 최지만이 팀에 합류할 지가 오프시즌 주제가 될 것"이라며 최지만의 잔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커다란 변수가 있다. '병역 문제'다. 아직 군 미필 신분인 최지만은 내년에 만 28세가 된다. 그런데 지난 5월 개정된 병역법에 따르면 28세 이상인 사람은 대학원, 홍보 대상 등 공익 국가 업무 수행, 형제 동시 복무, 각종 시험 등을 이유로 입대 시기를 연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탬파베이가 최지만과의 재계약을 고려할 때 이 점을 고민하게 될 것 같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