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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치밀vs답답..종영 앞둔 '라이프' 이동욱X조승우에 남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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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최종회까지 단 1회만을 남긴 상황. '라이프'는 치밀한 걸까 답답한 걸까.

16부작으로 기획된 JTBC 월화드라마 '라이프'(이수연 극본, 홍종찬 연출)는 지난 10일 방송에 이어 11일 방송되는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할 예정이다. 그동안 병원 내 비리부터 투약사고, 의료민영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뤄왔던 '라이프'이기에 시청자들의 애정 역시 뜨거운 상황. 단 1회만을 남겨둔 '라이프'에 대한 아쉬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털어놓는 중이다. 의견은 두 가지, '라이프'의 전개와 디테일이 치밀하고 촘촘하게 이어져 있는 것은 맞지만, 안타깝게도 그 모든 연결이 '답답하게' 느껴진다는 것. 구승효와 예진우의 대결로 손에 땀을 쥐는 전개를 보여줬던 '라이프'였지만, 반복적 대립과 예진우의 '정의타령'이 오히려 '고구마 전개'를 선사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 10일 방송된 '라이프' 15회에서는 화정그룹 회장 조남형(정문성 분)의 빅픽처가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 풍전등화에 놓인 상국대학병원과 고군분투하는 의료진 사이에서 고민하는 예진우(이동욱 분)와 구승효(조승우 분)의 갈등이 흡인력을 높였다.

이날 방송에서 예진우와 주경문(유재명 분), 구승효의 대립을 깨고 나타난 사람은 오세화(문소리 분)였다. 이정선 사건으로 화정의 힘을 몸소 체험한 오세화지만 더는 거리낄 게 없었다. "아무도 안 그만둬요"라며 설전을 단칼에 무마시킨 오세화는 구조실을 찾아가 예진우와 주경문의 ID 카드를 돌려받고 구조실장(이현균 분)에게 협박으로 맞불을 놓았다. 오세화는 구승효와의 대립만으로는 해결방법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 예진우와 주경문에게는 부검과 환경부 장관의 토지 문제를 덮어두자고 했고, 구승효에게 자신이 부검 문제를 정리하는 대신 조남형을 설득해달라는 거래를 제안했다.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갈등은 오히려 더 거대한 파문을 불러왔다. "지금까지 어떤 일이 우리나라 기업 회장한테 데미지를 입혔습니까?"라는 구승효의 반문처럼 조남형은 수많은 의혹에 굴하지 않고 상국대학병원 영리법인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외국자본 유치, 송탄 캠퍼스를 중심으로 한 경제특구 지정 추진, 회원제 종합메디컬 쇼핑몰 등 민영화를 전제로 한 계획이 발표되자 환자를 수익의 대상으로 보는 화정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구승효는 이 모든 상황조차 조남형의 치밀한 계략이자 빅픽처였음을 직감했다.

이후 비난을 예상한 조남형의 행보도 이어졌다. 복지부를 방문한 후 일체의 병원 제반사업 철회를 발표했지만 영리법인은 언급하지 않았고, 여론을 수용하는 척 하며 영리법인은 계획대로 진행하려는 꼼수를 부렸다. 간호사 노조의 시위까지 막혀버리자 의료진의 손발이 묶였고 방법을 찾던 예진우가 구승효가 탄 차에 뛰어들며 "누구와 싸울 거냐. 방법 알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져 구승효와 대치했다. 몸까지 던지며 화정을 막아내기 위해 힘쓰고 있는 예진우였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게 돌아서는 중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예진우의 이같은 행동이 '답답하다'고 표현하는 것. 정의감에 불탄 예진우의 캐릭터에 대한 '존경심'은 분명 갖고 있지만, 주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비현실적 캐릭터라는 의견이다.

여기에 '비밀의숲'을 집필하며 미스터리와 스릴러, 심리극에 대한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던 이수연 작가가 별안간 '라이프'에 무분별한 러브라인을 섞어냈다는 비난도 피하기 어려운 상황. 예진우와 최서현(최유화 분)의 러브라인 등이 불필요하게 길게 느껴지는 것 역시 지루한 전개라는 평에 힘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갈피를 잡지 못한 이노을(원진아 분)의 캐릭터도 마찬가지. 예선우(이규형 분)의 과거와 죄책감 등 휴머니즘이 녹은 스토리가 등장할 때마다 시청자들은 지루하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중. '라이프'가 촘촘한 스토리와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적절히 담아냈다던 평과는 대조되는 부분이었다.

'라이프'는 이와 동시에 이보훈(천호진 분)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지 못한 상황이다. 이보훈의 죽음으로 서막을 열어냈지만, 어느새 이보훈은 잊혀졌고 그의 죽음을 밝혀내려던 스토리는 모호해진 상황. 사회비판 이야기를 적절히 담아내며 사이다 드라마로 손꼽혔던 '라이프'가 초반의 명성을 되찾으며 시청자들에게 만족할 만한 마무리를 선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성적표는 널을 뛰는 중. 마지막회에 대해 '급마무리'라 생각하는 시청자들이 많지만, 여전히 관심도 뜨겁다. 이왕 본 드라마 마지막까지 시청하겠다는 의도. 5%대 시청률(유료방송가구 기준)에 육박하는 등의 좋은 결과를 내고는 있지만, 반면 4%대를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등 아쉬운 행보도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 '라이프'가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