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극마크를 단 전사들이 화려한 복귀를 꿈꾸고 있다.
'벤투호 1기'에는 총 24명의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에 열린 2018년 러시아월드컵과 비교하면 총 7명의 새 얼굴이 등장했다. 조현우(대구FC)를 대신해 들어온 골키퍼 송범근(전북 현대)을 비롯해 황인범(아산) 김문환(부산)은 아시안게임 활약을 바탕으로 처음 A대표팀에 승선했다. 그 외 지동원(FC 아우크스부르크) 황의조(감바 오사카) 남태희(알 두하일 SC) 윤석영(FC서울)은 모처럼 태극마크를 달았다. 반짝 활약에 그쳐선 안 된다.
지동원 황의조 남태희는 나란히 지난 2017년 10월 10일 모로코전에 출전한 뒤 A대표팀에서 뛰지 못했다. 월드컵 출전도 좌절됐다. 그러나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지동원은 지난 7일 코스타리카전에서 선발 공격수로 나섰다. 골은 없었지만, 최전방에서 부지런히 움직였다. 연계 플레이를 통해 다른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만들어 줬다. 총 66분을 소화하면서 나쁘지 않은 복귀전을 치렀다. 어쩌면 벤투 감독이 처음 꺼내든 4-2-3-1 포메이션에서 최적의 카드가 될 수 있다.
이후 후반 22분에는 황의조가 교체 출전. 모처럼 A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황의조는 이날 경기 전까지 A매치 11경기에 1골을 기록했다. 대표팀에선 유독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김학범호에 승선할 때 논란이 됐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대표팀에서 보여준 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의조는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9골을 몰아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인맥 논란'도 스스로 풀어냈다. 물론 23세 이하 대회이기에 다른 점은 있다. 그러나 황의조는 공간 침투, 골 결정력 뿐만 아니라 왕성한 활동량으로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다. 그 '희생'이 A대표팀에서도 나온다면, 평가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남태희도 출발이 좋다. 복귀전에서 이재성의 선제골의 시발점이 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후반 33분에는 환상적인 돌파에 이은 슈팅으로 쐐기를 박았다. 그는 39경기에서 5골을 마크하고 있다. 그러나 유독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연속으로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는 빠른 스피드와 돌파력으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꾸준함이 열쇠다. 여기에 윤석영은 복귀전을 벼르고 있다. 그는 지난 2016년 11월 11일 캐나다와 친선경기를 치른 뒤 A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중요한 기회가 왔다.
비록 친선 경기지만, 다시 태극마크를 단 이들은 매 순간이 소중하다. 처음 A대표팀에 뽑힌 아시안게임 스타들도 마찬가지다. 눈앞의 경기보다는 벤투 감독의 장기 계획 속에 포함되느냐 관건이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