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싸움중인 한화 이글스가 뼈아픈 연패를 당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3연승 후 3연패다. 특히 상대전적이 8승4패로 단연 우위였던 LG 트윈스를 상대로 잠실 두 경기를 모두 내줬다. LG는 김현수와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빠진 상태였지만 투타 짜임새에서 한화보다 나았다. 8일 1대5패, 9일 5대8 패.
한화는 주중 롯데 자이언츠(대전)와의 2연전을 모두 쓸어담고 KT 위즈를 9대2로 누를 때까지만 해도 기대감이 컸다. 불펜은 여전히 강했고, 키버스 샘슨과 데이비드 헤일의 호투, 송광민-김태균이 합류한 완전체 타선까지. 특히 롯데 브룩스 레일리-펠릭스 듀브론트, KT 금민철까지, 올 시즌 한화를 괴롭혔던 좌완 선발들을 줄줄이 무너뜨리며 기세 등등이었다.
하지만 지난 7일 수원 KT전에서 선발 김민우가 초반에 무너지고, 8일 LG전에서는 상대 선발 헨리 소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9일 믿었던 샘슨이 3⅔이닝 만에 6실점으로 조기강판되자 한화는 당황했다. 속절없이 3연패를 당했다. 경기내용도 좋지 못했다. 단순히 힘싸움에서만 밀린 것이 아니었다. 8일 경기에서는 어설픈 수비가 1회 3실점 빌미를 제공했고, 9일 경기에는 적극적이지 못한 베이스 러닝이 일부 팬들을 화나게 했다.
3위 한화는 살얼음 순위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2위 SK 와이번스는 선두 두산 베어스를 잡고 반 게임에서 한게임 반차로 달아났다. 4위 넥센 히어로즈 역시 KT 위즈를 꺾고 한화에 4게임 차로 다가섰다.
이날 경기 전 한용덕 한화 감독은 "악전고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선발진이 완전히 붕괴된 상태다. 김민우는 2군으로 내려갔고, 김재영은 불펜으로 보직 전환했다. 장민재와 윤규진, 김성훈을 상황에 맞게 기용할 태세지만 미덥지 못하다. 불펜이 강하지만 선발야구가 불가능한 상태라면 오래 버티긴 힘들다. 한화는 2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