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고양시청사엔 축구국가대표팀 A매치 코스타리카전을 알리는 대형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손흥민, 기성용, 황희찬, 이승우 등 자랑스러운 국가대표들의 사진이 한눈에 들어왔다. 대한민국-코스타리카전, 파울루 벤투 신임 감독의 A매치 데뷔전이 7일 오후 8시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 벤투 감독의 부임, 한국축구를 향한 희망과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시점에 고양시에서 열리는 빅매치다. "축구만큼 전국민을 열광시키는 스포츠가 어디 있겠습니까. 행운이죠." 지자체 최초 통합 스포츠 브랜드 'SC고양'로고가 박힌 노란 유니폼을 챙겨입은 이재준 고양시장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 6·13 지방선거를 통해 고양시의 새 수장이 된 이 시장의 스포츠 사랑은 남다르다. 그의 첫 번째 공식 출장지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현장이었다. 여자농구 남북단일팀을 응원하고, 남북 스포츠 교류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고양시 직장운동부 소속 선수들을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 고양시 출신 세팍타크로 선수, 태권도의 이아름이 나란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귀국하자마자 이번엔 가슴 뜨거운 축구 A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이 시장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축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에 고양에서 이렇게 의미있는 A매치를 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반색했다. 전국에서 몰려든 팔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베드타운의 성격이 강한 도시 고양에서 시민을 하나로 묶어주는 스포츠의 가치는 대단히 크다. 3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축구장에 모여 "대~한민국" 함성으로 하나 되는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고 있다. 이 시장은 "고양시는 105만 시민들의 성숙한 관전 문화와 스포츠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도시"라며 자부심을 표하면서 "고양은 기초 자치 단체이지만 전국 어느 광역시에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스포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수도권과도 인접해 있다. 우리 고양시를 알리기 위한 어떤 광고나 홍보보다 축구 A매치 유치 효과는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당초 김학범호의 아시안게임 출정식과 이번 A매치를 묶어 기획했었다. 대한축구협회와의 합의에 따라 지자체 최초의 국가대표 경기 2연전을 그렸다. 지난달 9일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나서는 김학범호의 마지막 평가전 및 출정식을 준비했지만 조추첨 번복 해프닝속에 출국일이 당겨지며 일정이 취소됐다. 그러나 벤투 감독의 A매치 데뷔전이 최고의 관심속에 치러지게 되면서 '스포츠 메카' 고양의 위상은 더욱 '고양'됐다. 고양시는 축구 A매치 유치 경험이 가장 풍부한 지자체 중 하나다. 2011년 9월2일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레바논전 이후 6번의 A대표팀, 올림픽대표팀 경기를 치렀다. 심지어 홈 승률도 대단히 높은 편이다. 이 시장은 "고양은 승리의 땅이다. 고양에서 대한민국의 승률이 매우 좋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한국은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최종예선에서 잇달아 맞붙은 레바논을 6대0, 3대0으로 물리쳤다. 2014년 9월8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0대1로 패했고, 2016년 3월 리우올림픽대표팀 알제리와의 평가전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2016년 6월 4개국 초청 올림픽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는 온두라스와 2대2로 비겼다. 고양에서 열린 6번의 경기에서 대표팀은 3승2무1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벤투 감독의 데뷔전, 코스타리카전은 벌써부터 만원 사례다. 5일 이미 티켓 판매가 3만5000석(사석 제외) 중 3만 장을 넘어섰다. 이 시장은 "고양운동장을 대한민국 국민의 붉은 함성으로 채워달라. 벤투 감독에게 대한민국의 축구 열정을 보여주는 뜨거운 경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새로 부임하신 벤투 감독이 한국에서 잘하면 정말 노다지가 되는구나 느끼고 갈 수 있도록, 좋은 첫인상을 드리고 싶다. 고양종합운동장을 붉은 함성으로 가득 채워주시리라 믿는다. 한국축구가 이곳 고양에서 첫 단추를 잘 끼우길, 아시아, 세계로 쭉쭉 뻗어나가길, 고양이 한국축구의 희망이 시작된 성지로 자리잡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고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