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진짜 일본인인줄 알았다."
배우 김남희가 tvN 토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완벽한 일본어와 어눌한 억양의 한국어로 본격적인 등장 2회 만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주말 방송된 '미스터 션샤인'에서 일본군 대좌 모리 타카시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김남희에 대해 시청자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극중 유진 초이(이병헌)와 뉴욕 생활을 함께 했던 타카시는 조선을 정벌해 일본 내부의 혼란을 잠재우자는 '정한론'을 따르는 모리 가문의 장남으로 지난 방송에서 조선 침략의 야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불렀다.
타카시는 "의병은 반드시 화가 된다"며 "조선인의 민족성을 말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병의 영향력을 인지하고 그 싹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타카시는 지금까지 '미스터 션샤인'에 등장했던 여느 악역들과 달랐다. 그의 등장으로 '미스터 션샤인'의 후반부는 더욱 긴장감 있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디테일한 부분들을 놓치지 않은 김남희의 연기력은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완익(김의성)에게 조선인의 민족성을 말살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장면, 김희성(변요한)에게 친일 신문을 제작할 것을 회유·협박하는 장면 등에서 김남희는 차가우면서도 날카롭고, 침착하면서도 살기가 느껴지는 눈빛과 발성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진짜 일본인이라 착각이 들 정도로 일본어 발음은 완벽했고, 일본인의 억양이 살아있는 어색한 영어와 한국어(조선어) 연기는 감탄을 자아냈다. 하지만 김남희는 '미스터 션샤인' 이전까지 일본어 대사를 한번도 소화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를 착각하게 만들었던 김남희의 완벽한 연기 뒤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는지 짐작이 가능하다.
방영 직후 김남희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김남희의 이름은 지난 3일 오후까지 10위권 안에 머무르며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증명했다.
그리고 김남희가 '미스터 션사인'에 앞서 지난해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에 단역으로 출연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이에 '도깨비' 측은 3일 '김남희, 모리 타카시의 '도깨비' 의사 시절'이라는 제목으로 '도깨비'에서 김남희가 등장하는 장면을 편집해 온라인에 공개했다. 종영한 지 1년 8개월이 넘은 드라마가 영상을 업로드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례적인 경우에도 불구하고 해당 클립은 하루 만에 5000뷰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김남희는 '도깨비'에서 자신이 과로사한지도 모른 채 응급 환자를 살리려 애쓰는 응급실 의사 역을 맡았다. 뒤늦게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허망해 하는 그의 눈빛 연기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남희의 소속사 관계자는 "모리 타카시가 '미스터 션샤인' 후반부를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인 만큼 김남희가 오랜 시간 캐릭터를 연구하고 많은 준비를 했다"며 "일본인의 억양이 살아있는 영어, 한국어 연기는 치열한 노력 끝에 얻은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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