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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유일 2점대 ERA' 두산, 린드블럼만 믿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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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투수도 만만치 않았지만 흔들림 없었다. 팀의 패배에도 조쉬 린드블럼은 자신이 왜 1선발인지를 증명했다.

두산 베어스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4차전에서 5대10으로 패했다. 8회초 불펜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역전패를 당했지만, 선발 투수 린드블럼의 존재감은 돋보였다.

이날 경기는 선발 싸움이었다. 두산이 린드블럼을 내세우고, KIA는 헥터 노에시를 선발로 내보냈다. 양팀 모두 충분한 휴식을 취한만큼 첫 경기 승리에 대한 의지가 보이는 매치업이었다. KIA를 상대로 꾸준히 강한 모습을 보였던 린드블럼이지만, 가장 최근 등판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신경은 쓰였다. 린드블럼은 선발 8연승 행진을 이어가다가 지난 8월 5일 광주 KIA전에서 7회에 무너지며 6⅔이닝 5실점 패전 투수가 된 기억을 가지고 있다. 당시 최원준, 김민식 등 KIA 하위 타선에 일격을 당하며 패했었다.

한달만에 다시 KIA를 상대한 린드블럼은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크게 위기도 없었다. 1~2회 삼자범퇴에 성공했고, 3회에는 안타 2개를 맞고도 연달아 범타 유도를 해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4회와 5회에도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한 린드블럼은 6회 선두타자 김민식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이후 3타자를 범타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7회에 다시 한번 삼자범퇴를 기록한 린드블럼의 투구수는 83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예상치 않은 상황으로 일찍 마운드를 물러나게 됐다. 투구수나 경기 흐름으로 보면, 린드블럼은 최소 8이닝 이상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7회에 최원준이 친 타구가 린드블럼의 오른쪽 발을 맞고 튕겨져나가는 타박상을 입었다. 다행이 이닝은 마쳤지만, 발등 부위가 좋지 않아 보호 차원에서 일찍 교체됐다. 린드블럼이 물러나자마자 불펜 투수들이 두들겨맞았기 때문에 두산 입장에서는 조금 더 버텨줬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그만큼 올 시즌 린드블럼은 두산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다. 이날 경기 포함해 평균자책점 2.72까지 끌어내린 린드블럼은 리그 평균자책점 부문 1위 사수에 성공했다. 현재 선발투수 가운데 2점대 평균자책점은 린드블럼이 유일하다.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 6이닝 3자책 이하)는 20번으로 압도적인 1위다. 24경기 중 20번 퀄리티스타트를 해냈으니 성공률도 대단히 높다. 반면 최다 이닝은 158⅔으로 LG 트윈스 헨리 소사(163⅓이닝)에 이어 2위다. 경기당 평균 6⅔이닝 이상 던져주고 있다. 많은 이닝을 적은 실점으로 막아주니 안정감은 단연 최상급이다.

국내 선발들의 기복이 큰 상황에서도 두산이 1위를 달릴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다. 특히 린드블럼은 롯데 자이언츠 시절보다 한층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두산 야수들의 탄탄한 수비력과 투수친화형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는 이점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