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획득까지, 2개의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대표팀이 30일 4강전을 치른다. 상대는 이란. 대표팀은 8강 첫 고비를 잘 넘겼다. 상대는 필리핀이었다. 농구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 집단 난투극으로 주축 선수들이 대거 제외됐지만, 미국프로농구 스타 조던 클락슨이 합류하며 다른 팀이 됐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농구가 팀 스포츠라는 사실을 입증해냈다. 센터 라건아를 중심으로 내-외곽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개인기에 의존한 필리핀을 상대로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4강에서 만날 이란은 필리핀보다 더욱 힘든 상대다. 이번 대회 참가팀 중 공-수 조직력이 가장 뛰어난 팀이라과 봐야 한다. 오랜 시간 이란의 주축으로 활약한 선수들이 이번 아시안게임에 모두 참가했다. 2m18의 장신 센터 하메드 하다디, 그리고 노련한 가드 사마드 니카 바라미가 건재하다. 장신 포워드들은 힘과 기술을 겸비하고 있다.
강점과 약점이 극명히 갈린다. 일단 전체적 높이에서 우리를 앞선다. 하다디 존재만으로도 벅차다. 우리는 1m99의 라건아가 골밑에서 고군분투 해주고 있는데 오세근, 김종규, 이종현 등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 못하는 센터진 공백이 뼈아프다. 한국이 클락슨의 필리핀을 이길 수 있었던 것도 결국 골밑 싸움에서 압도를 했기 때문이다.
반면, 이란은 선수들의 나이가 많다. 하다디가 33세, 그리고 바라미가 35세다. 기동력 싸움에서는 우리가 앞설 수 있다. 컨디션이 좋은 라건아와 김선형이 골밑, 앞선에서 스피드 싸움을 붙여주면 이란이 당황할 수 있다.
공격에서는 빠른 트랜지션 게임으로 상대를 지치게 하고, 수비에서는 적극적인 골밑 협력 수비를 펼칠 필요가 있다. 라건아의 파울 트러블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또, 공격에서 라건아에게 공을 주고 나머지 선수들이 멀뚱멀뚱 지켜보는 농구는 지양해야 한다. 계속해서 움직여야 높이와 조직력이 좋은 이란의 벽을 허물 수 있다.
이란을 이긴다 해도 또 다른 강팀이 한국을 기다린다. 중국이다. 4강 반대쪽에서는 중국과 대만이 맞붙는데, 이변이 없는 한 중국의 승리가 예상된다. 중국은 2m14 왕저린, 2m13 저우치 쌍돛대가 버티고 있다. 저우치와 함께 중국 농구의 미래로 불리우는 NBA 리거 딩안유향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2m가 넘는 키에 슈팅가드와 스몰포워드 포지션을 오간다. 이미 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서 만나 경기력을 직접 확인했다.
이란전에서 승리한다 해도 극심한 체력 소모가 예상되는데, 이틀 후 9월1일 결승전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체력 회복에도 신경을 써야하는 대표팀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