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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X3 짧은 여행 마친 대표팀 "평생 안줏감 될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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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올 때까지 한숨만 쉬었네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3X3 농구 은메달을 목에 건 남자 대표팀. 처음 생긴 종목,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안영준(서울 SK 나이츠) 김낙현(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박인태(창원 LG 세이커스) 양홍석(부산 KT 소닉붐) 4명의 선수와 정한신 감독은 결승전 명승부를 벌이며 농구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열악한 환경 탓에 제대로 밥도 먹지 못하고, 즉석밥과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며 따낸 은메달이라 더욱 주목을 받기도 했다.

대표팀은 28일 귀국 후 서울 신사동 KBL 사옥을 찾았다. KBL 이정대 총재는 은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을 위해 격려금을 전달했다. 이 총재는 "어려운 상황속 맺은 결실이라 더 값지다. 금메달과 다름 없다"고 격려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김낙현 선수, 너무 마음 쓰지마"라고 얘기해 웃음을 선사했다. 김낙현은 중국과의 결승전 2점차 리드 종료 4.4초를 남기고 통한의 2점슛 파울을 범해 연장전으로 가는 빌미를 제공했다.

대회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선수들도 마음을 쓰지 않을 수는 없었다. '4초만 더 버텼으면 금메달인데.'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한 듯 보였다. 주장 안영준은 "경기 끝나고 숙소로 가는데, 돌림 노래처럼 돌아가며 한숨만 쉬었다. 한국에 올 때도 계속 한숨만 쉬었던 것 같다"고 했다. 김낙현은 "처음에는 자기 잘못이라고 얘기하다, 나중에는 남 탓을 하기도 했다. 그래도 동료들이 계속 위로를 해줘서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막내 양홍석은 "아쉬움을 달래볼라고 괜히 장난도 치고 했다. 그래도 아쉬움이 쉽게 가시지는 않았다"고 했다.

처음 해본 3X3 종목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박인태는 "처음엔 많이 힘들 것 같았는데, 막상 대회장에서 보니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안영준은 "중국이 전문 선수는 아니라고 하지만 3X3 종목을 위해 오랜 시간 맞춘 팀이다. 세계 대회도 나갔다. 우리도 큰 대회에 나가고, 강한 팀을 상대로 연습도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돌이켰다. 결승전 마지막 차분하게 다음 상황에 대비하지 못하고 동점 후 '멘붕'으로 허무하게 연장 준비를 하지 못한 것도 경험 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짧았던 3X3 농구 여행은 끝이 났다. 프로 무대에 집중해야 할 선수들이 앞으로 3X3 국제 대회에 나설 일은 없다. 선수들은 "그래도 가끔 모여 한강에서라도 3X3 농구를 하자"며 밝게 웃었다. 병역 의무를 수행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기에, 이번 대회는 민감할 수 있었다. 그래도 선수들은 의젓했다. 선수들은 "평생 안줏감이 될 것 같다. 아쉬울 뿐이지, 군 입대도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다같이 입대하면 더 좋겠다"며 미래를 기약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