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램핑, 오토캠핑에 이어 차량 내부의 트렁크 공간을 이용해 색다른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차박(車泊)'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차박'은 차에서 먹고 자면서 즐기는 캠핑으로, 자동차와 주차 공간만 확보되면 장소와 시간, 날씨에 구애 받지 않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캠핑카가 아닌 SUV차량이나 승용차로 산이나 강, 바다 주차장을 이용하며 간소함과 기동성을 추구하는 캠핑족들에게 각광 받고 있다.
온라인몰에서도 차량용 캠핑용품의 수요가 늘어났다.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옥션이 여름 휴가 최대 성수기인 최근 한달(7/24~8/23) 동안의 차량용 캠핑용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최대 7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차량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제품의 수요가 늘었다. 독립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는 천막/캐노피(37%)를 비롯해 트렁크 침실을 꾸밀 수 있는 그늘막/스크린텐트(12%), 뒷좌석 공간을 침대로 활용할 수 있는 자동충전식 에어매트(7%)가 상승폭을 기록했다. 캠핑용품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제품도 인기다. 차량 위에 짐을 실을 수 있는 루프백이 21% 늘었고, 트렁크네트, 포켓/차량용테이블의 판매량이 각각 61%, 15% 증가했다.
기존의 투박한 캠핑장비에서 벗어나 감성을 더한 캠핑소품들도 인기상품 반열에 올라섰다. 케렌시아(Querencia, 나만의 안식처) 및 소확행 트렌드 바람을 타고 다양한 차량 인테리어 소품을 통해 감성캠핑을 즐기는 2030 차박족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디자인이 예쁜 파티테이블(226%)을 비롯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파티용 깃발 가랜드(20%)와 인디언 장식품 드림캐쳐(55%)의 판매가 늘었다.
차랑용 편의용품 판매도 껑충 뛰었다. 차 안에서도 편리하게 핸드폰 충전이 가능한 무선 충전거치대는 7배(697%) 이상 급증했고, 시거잭에 연결 가능한 차량용 TV도 5배(441%) 증가했다. 차량 내부의 온도가 급상승하는 것을 막아주는 햇빛가리개(224%)와 기온이 떨어진 밤에 활용하기 좋은 캠핑용 보온물주머니(406%)와 같은 캠핑용 냉난방 제품 모두 세 자릿수 신장세를 기록했다.
옥션 리빙레저실 김순석 팀장은 "고가의 캠핑장비 없이 자유롭고 간편한 트렁크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차박캠핑'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캠핑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며 "캠핑의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온 만큼 가심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차박캠핑 용품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캠핑 인구는 2011년 60만명에서 2016년 말 500만명 이상으로 집계되며 5년 새 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캠핑 시장 규모도 2008년 2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급성장하는 등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