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1기의 키워드는 러시아, 그리고 인도네시아다.
벤투호 1기가 공개됐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27일 9월 평가전에 나설 24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대표팀은 9월7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각각 평가전을 치른다. 벤투 감독의 데뷔전이다. 신태용 감독의 후임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21일 한국땅을 밟았다. 22일 K리그 관전과 23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예상대로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나선 선수들이 대거 발탁됐다. 벤투 감독은 이번 명단부터 본인의 생각을 담길 원했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부터 대표팀이 치른 러시아월드컵 예선과 본선 경기를 봤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들이 주요 멤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벤투 감독이 밝힌데로 은퇴를 고려 중이었던 '캡틴' 기성용을 뽑았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몸상태 문제로 뽑지 않았다. 러시아월드컵에 나선 23명 중 17명을 선발했다. 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인 손흥민을 비롯해 김영권(광저우 헝다) 조현우(대구) 이 용(전북) 이재성(홀슈타인킬) 장현수(FC도쿄) 정우영(알사드) 문선민(인천) 등 월드컵 핵심 멤버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 월드컵 참가 선수 중에는 구자철을 비롯해 고요한 김민우 박주호 오반석 김신욱이 제외됐다.
또 다른 포인트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멤버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아시안게임 멤버 중 8명(러시아 월드컵 참가 선수 중복 포함)이나 뽑았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들도 발탁될 것이다. 협회 관계자들과 함께 분석한 결과, 월드컵 예선에 나섰지만 본선에 가지 못한 선수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모든 선수들을 관찰한 후에 소집할 것이다. 이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이번 소집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황의조(감바오사카)와 김민재(전북)의 발탁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됐다. 황의조는 이번 대회에서 5골로 최상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김민재도 부상에서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황인범(아산) 김문환(부산)은 그야말로 깜짝 발탁이다. 둘은 이번이 생애 첫 A대표 발탁이다. 김학범호 중원의 핵인 황인범은 K리그 전문가들과 팬들에게 이전부터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창의적인 패스로 호평을 받았다. 오른쪽 윙백으로 변신한 김문환도 기회를 잡았다. 빠른 스피드와 저돌적인 돌파를 지닌 김문환은 한국축구의 윙백 문제를 해결해 줄 유망주다.
이 밖에 독일 분데스리가 100번째 경기를 소화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중동에서 꾸준한 남태희(알두하일), 서울 복귀 후 좋은 모습을 보인 윤석영(서울)도 눈에 띄는 발탁이다. 지동원과 남태희는 작년 10월 모로코전 이후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윤석영은 2016년 11월 캐나다와의 친선경기 이후 1년 10개월여만의 선발이다.
벤투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 명단을 기본으로 하고, 최근 활약이 좋은 선수들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젊은 선수들을 소집했다"며 "한국 대표팀 선수들을 처음으로 만나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벤투호는 9월3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해 첫 훈련을 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9월 친선경기 소집 명단(24명)
▶GK(3명)=김승규(빗셀고베) 김진현(세레소오사카) 조현우(대구)
▶DF(8명)=김민재 이 용(이상 전북) 윤석영(서울) 홍 철(상주) 윤영선(성남) 김문환(부산) 김영권(광저우 헝다) 정승현(가시마앤틀러스),
▶MF(7명)=주세종 황인범(이상 아산) 기성용(뉴캐슬) 장현수(FC도쿄) 정우영(알사드) 이재성(홀슈타인킬) 남태희(알두하일)
▶FW(6명)=문선민(인천)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황의조(감바오사카) 이승우(헬라스베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