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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 변혁 감독 "13년간 괴롭힌 故이은주 루머, 모두를 힘들게 해 고소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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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변혁(52) 감독이 배우 고(故) 이은주와 관련된 악성 댓글을 상습적으로 퍼뜨린 악플러를 고소하게 된 속내를 털어놨다.

2009년 개봉한 영화 '오감도' 이후 9년 만에 정치 영화 '상류사회'(하이브미디어코프 제작)로 컴백한 변혁 감독. 그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상류사회'에 대한 연출 의도와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정치 영화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한국판으로 불리며 관심을 받고 있다.

모두가 궁금해하는 대한민국 최 상류층의 민낯과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은 물론 부패한 상류사회의 문제점을 가감없이 꺼낸 '상류사회'. 상류사회에 속하고 싶어하고 동경하는 인간의 욕망과 양면성을 꺼내는 스토리를 세련되고 감각있게, 또 현실감있게 연출해 지금껏 보여진 정치극과 또 다른 정치 영화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엇보다 '상류사회'는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2007년 신정아 게이트를 비롯해 최근 화제를 모은 이재명 사건, 무죄 판결을 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스캔들 등 각종 사회 이슈를 떠오르게 만드는 스토리와 파격적인 노출, 베드신이 더해져 8월 마지막 스크린 최고의 문제작으로 떠올랐다.

사회 문제로 인한 기시감과 자극적인 장면들로 언론·배급 시사회 이후 호불호가 강하게 돌고 있지만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한 모니터 시사회에서 청소년관람불가(이하 청불) 등급으로는 이례적으로 고득점(5점 만점의 3.80점)을 획득해 화제를 모았다. 대게 청불 등급의 영화들은 대중성이 높은 작품이어도 높은 수위로 인해 3.5점을 넘기기 쉽지 않지만 '상류사회'가 3.80점이라는 고득점을 획득하면서 흥행에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 극 중 경제학 교수이자 촉망받는 정치 신인 장태준 역의 박해일과 능력과 야망으로 가득 찬 미술관 부관장이자 장태준의 아내인 오수연 역의 수애에 대한 연기력은 물론 '오감도' '주홍글씨'(04) '인터뷰'(00) 등을 통해 감각적인 미장센을 선보여온 변혁 감독의 농밀한 연출력 등이 '상류사회'의 호평을 이끌고 있다.

이날 변혁 감독은 이달 초 '주홍글씨' 당시 호흡을 맞춘 이은주와 관련된 허위 루머를 온라인에 퍼뜨린 악플러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하고, 최근 고소인 조사를 마치며 자신을 둘러싼 루머와 악플러들을 향해 13년 만에 칼을 꺼내든 속내를 조심스레 밝혔다. 앞서 변혁 감독은 2004년 개봉한 '주홍글씨' 당시 이은주가 베드신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아 죽음에 이르렀다는 실체없는 추측성 루머를 무려 13년간 당해왔던 것. 9년 만에 신작 개봉을 앞두고 있는 현재까지 근거 없는 루머로 정신적 피해를 받아왔던 그는 오랜 고민 끝에 주변의 조언으로 악플러를 고소하기로 결심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유족의 동의하에 진행되는 고소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변혁 감독은 "일단 어떤 것도 마음이 안 좋다. 이번 고소로 또 한번 상처를 들춰내는 것 같아 마음이 편지 않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13년간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며 눈감고 참아왔지만 이제 개봉하는 신작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 뭔가 조치를 취해야만 했다. 영화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지 않나? 많은 배우, 스태프가 함께 공을 들인 작업인데 나 때문에 피해를 보고 내가 폐를 끼치는 것 같아 불편했다. 무엇보다 유족들이 나로 인해 다시 아픈 상처를 꺼내게 돼 지금도 속상하고 죄송하지만 대의를 생각해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상황으로 내 유일한 소망이 있다면 관객들이 어떤 선입견도 없이 영화로만 봐주시길 바랄뿐이다. 이런 외부적인 이슈가 자칫 영화를 관람하는데 방해가 될까 걱정된다. 잘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박해일, 수애, 윤제문, 라미란, 이진욱, 김규선, 한주영, 김강우 등이 가세했고 '오감도' '주홍글씨' '인터뷰'를 연출한 변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9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