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뭘 하고, 뭘 잘하는 지 다 파악돼 있어요."
여자농구 남북단일팀 코리아가 '천군만마'를 얻었다. 키 1m96으로 대표팀의 골밑을 확실하게 책임져줄 수 있는 '빅타워' 박지수(20)가 드디어 팀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소속팀 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의 경기를 모두 마친 박지수는 장거리 여정 끝에 26일 새벽에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촌에 도착했다. 이어 이날 낮 12시30분(현지시각)에 자카르타 GBK농구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8강전에 드디어 동료들과 유니폼을 함께 입고 나왔다. 이동 과정의 피로를 감안해 박지수는 이날 경기에 뛰지 않았다. 경기 전 가볍게 동료들과 볼을 주고 받으며 회복 훈련만 했다.
그러나 박지수는 벤치에서 환하게 웃으며 열정적으로 동료들의 플레이를 응원했다. 그냥 응원만 한건 절대 아니다. 동료 선수들, 특히 자신과 주로 호흡을 맞추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로숙영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머릿속으로 로숙영과의 연계 플레이를 떠올리기도 했다.
이날 박지수가 나오지 않았어도 단일팀은 몇 수 아래의 태국을 106대63으로 크게 이겼다. 박지수는 30일 대만과의 4강전에는 드디어 그 위용을 드러낼 전망이다. 무엇보다 박지수는 대만에 대해 "이미 파악이 다 돼있다. 해볼 만 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박지수와의 일문일답.
-오늘 단일팀 경기를 직접 본 소감은
▶오늘 경기를 보니 다른 선수들이 좋은 연습을 해온 것 같다. 호흡이 잘 맞는것 같아서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동 시간이 정말 길고, 새벽에 왔는데 컨디션은
▶아예 안 피곤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앞으로 (4강전까지) 3일 정도 시간이 있으니까 충분히 자고 하다 보면 괜찮을 것 같다. 다행히 몸에 아픈 곳은 전혀 없다.
-단일팀 에이스로 떠오른 로숙영의 플레이는 어땠나
▶스텝이나 슛이 매우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다만, 오늘은 공격에 별로 욕심을 안낸 것 같아서 그런 면을 많이 못 봐 조금 아쉬웠다. 하일라이트 영상으로는 많이 봤는데, 스텝이 좋고 슛도 좋았다. 외곽 슛도 할 수 있는 선수라서 나에게는 키가 크다 보니 내각 공격에 대한 주문이 많을 것 같다.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 패스도 좋더라.
-대만 선수들에 대해서는 파악이 돼 있나
▶대만과는 지금까지 경기를 많이 해봐서 누가 뭘 하고, 무엇을 잘하는 지 다 파악돼 있다. 조편성 때 처음에 4강에서 중국을 만날 줄 알았는데, 대만이어서 더 해볼 만 한 것 같다.
-북한 선수들과는 대화를 해봤나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하느라 말을 잘 못했는데, 보니까 동갑인 친구가 있더라. 그 왜 제일 조그만 친구. 맞다, 김혜연. 그 친구에게 "평양냉면 먹어보고 싶다"고 했다.(웃음) 그러니까 "평양에 올 줄 알았는데, 못 와서 아쉬웠다"고 하더라. 감독님께도 아침에 처음 인사했는데, 오후에 이런 저런 패턴을 알려주신다고 했다.
-현재 풀타임 소화가 가능한가. 얼마나 뛸 수 있을까
▶한국에서 시즌을 치렀다면 40분 풀타임 체력이 있었을텐데, 그런 부분이 걱정되기는 한다. 지금 완전한 체력이 아니라 어느 정도 뛸 수 있을 지 확답은 못 주겠다. 그래도 코트에 나갔을 때는 최선을 다 할 생각이다.
-아시안게임 홈페이지 프로필에 여전히 키가 1m60으로 나와있는데
▶아, 그거. 기사로도 봤는데, 나는 좋다.(웃음) 평소에 주위 사람들에게 (키를) 작게 말하고 다닌다. "나 1m70이야"라고 농담을 한다. 어쨌든 나는 좋은데, 보시는 팬들은 어이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