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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10년전 그대로, "젊은 '에이스' 투수가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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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들의 성장 속도가 전체적으로 느리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을 이끄는 선동열 감독은 이번 엔트리를 결정할때 가장 고민한 부분을 두고 주저 없이 '투수'라 답했다.

사실 투수 기근 현상은 KBO리그 구단들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잠재력을 갖춘 투수들은 꾸준히 발굴되고 있지만, '에이스'급 투수로 성장하는 선수들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반짝 활약을 펼치며 한 시즌을 잘 보내도, 몇년 동안 활약을 이어가야 더 성장할 수 있는데 그런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대표팀 역시 류현진-김광현-윤석민으로 이어지는 '류윤김 트리오' 이후 매 대회마다 '에이스'급 투수 찾기에 몰두 중이다. 현재 야구 대표팀의 '에이스'는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지만, 그 역시 김광현과 1988년생 동갑내기다. 이제는 90년대 초중반 출생 투수들 중에 확실한 카드가 나와줘야 하는 시기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일본 킬러'로 활약했던 김광현과 결승전을 책임졌던 '에이스' 류현진의 나이는 불과 20세, 21세였다.

그래서 선동열 감독은 지난해 11월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당시 대표팀으로 뛰었던 박세웅(롯데) 장현식(NC) 임기영(KIA) 구창모(NC) 등 투수들이 올 시즌에도 활약을 이어가길 바랐다. 이들의 지속적인 성장이 이번 아시안게임 뿐만 아니라, 2020 도쿄올림픽까지 내다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를 걸었던 투수들 대부분이 부상, 부진으로 시즌 내내 고전하자 누구보다 실망한 사람이 바로 선 감독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지난해 'APBC'에 출전했던 투수 가운데 승선한 투수는 임기영(KIA) 함덕주(두산) 장필준(삼성) 뿐이다.

선동열 감독은 "10년 이상 굵직한 젊은 투수들이 안보인다. 리그에서는 나름 괜찮은 투수들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이나 쿠바 같은 팀들과 국제 대회를 치를때 책임을 져줄 수 있는 투수들이 없다는 뜻이다. 감독이 아니라 야구 선배로서 안타까운 일"이라며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좋은 투수가 없다는 것은 곧 기량 성장이 더디다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선 감독은 "스트라이크를 못던지는 투수들이 너무 많다. 사실 팬들에게 미안해야 하는 부분이다. 몇년째 타고투저가 지속되고 있고, 국제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이 안나오는 이유라 생각한다. 야수들은 너무 빨리 성장하고 있는데, 투수들은 저하되고있다. 단기전은 결국 투수력 아닌가"라고 했다.

이번 대표팀에 발탁된 젊은 투수들 가운데서도, 함덕주 박치국(이상 두산) 최충연(삼성) 최원태(넥센) 등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이 승선했다. 이들이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국제 대회에서 통한다는 확실한 믿음을 준다면, 투수에 대한 갈증이 어느정도는 해소될 수 있다. 선동열 감독 역시 그런 마음으로 투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이제는 해법을 찾아야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