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까지 죽기살기로 하겠다."
아시안게임에서 또 하나의 금메달을 목에 건 류한수(30·삼성생명)가 목소리에 힘을 줬다.
류한수는 21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JCC 어셈블리 홀에서 열린 남자 그레코로만형 67㎏급 결승에서 카자흐스탄의 알마트 케비스파예프를 5대4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이어 67㎏급 2연패다.
경기 뒤 류한수는 "첫 번째는 꼭 우승해야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이번에는 절대 지지 말아야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많은 실수가 없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쉽지 않은 상대였다. 결승에서 붙은 상대는 현재 랭킹 1위다. 그는 "붙어본 적은 없었지만, 세계랭킹 1위다. 잘 알고는 있는 선수인데 알고서도 당했다. 상대에게 점수를 빼앗겼을 때, 다시 점수를 따야겠다는 마음 이었다. 사실 파테르는 잘 못한다. 그러나 못하는 것은 잘 신경 쓰지 않는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해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늦게 핀 꽃, 하지만 누구보다 활짝 빛났다. 류한수는 대학교 시절 팔 골절상을 두 번이나 당했다. 선수 생명 위기를 이겨냈다. 게다가 한 살 터울의 레슬링 에이스 김현우의 훈련 파트너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랬던 류한수는 상무 제대를 앞두고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 2013년 세계선수권 금메달의 쾌거를 이뤘다. 이후 탄탄대로를 걸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그는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내심 그랜드슬램을 놀렸던 류한수는 아쉬움을 삼켰다. 이를 악물었다. 본인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생사를 넘나드는 치열한 훈련을 견뎌냈다. 이번 대회에서도 어깨 통증을 안고 뛰었다. 하지만 포기는 없었다. 그는 "모두가 힘들 것"이라며 웃어 넘겼다.
아시안게임 2연패. 하지만 류한수의 레슬링 인생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그는 "올림픽 메달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운동선수에게는 올림픽이 꿈이다. 최종 목표다. 이번 대회를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올림픽까지 죽기 살기로 하겠다. 도를 닦는다는 마음으로 칼을 갈겠다. 더 미치도록 하겠다. 훈련이 힘든 것은 두렵지 않다. 2020년까지 더 열심히 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