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경기, 금메달보다 더 값지다."
이다빈(22·한국체대)이 화끈한 공격으로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했다.
이다빈은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JCC 플레내리홀에서 열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여자 67㎏ 초과급 결승전에서 카자흐스탄의 칸셀 데니즈를 27대21로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이어 2연패다.
이다빈은 1회전 시작과 함께 빠른 몸놀림을 보였다. 곧바로 머리 공격에 성공하며 3점. 감점과 몸통 지르기를 허용하며 쫓겼지만, 다시 한 번 머리 공격으로 6점째를 따냈다. 6-3으로 앞선 채 1회전 종료. 2회전부터 화끈한 난타전이었다. 데니즈도 머리 공격을 포함해 빠르게 득점을 쌓았다. 그러자 이다빈은 연속 몸통 공격에 성공하면서 리드를 지켜냈다. 2회전 막판에는 머리 공격으로 점수를 19-12로 벌렸다.
그는 큰 점수차를 끝까지 지켰다. 3회전 역시 시작과 함께 머리 공격을 했다. 상대 감점에 이어 끝까지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압도적인 전력 차가 느껴졌다. 이다빈은 끝날 때까지 물러서지 않고 공격했다. 이다빈은 좋은 경기력을 뽐내며 아시아 최강에 올랐다.
적수가 없었다. 이다빈은 준결승에서 중국의 가오판을 25대8로 완파했다. 그 분위기를 이어 결승전에서도 금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이다빈은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당시 62㎏급 챔피언에 오른 이다빈은 다른 체급에서도 아시아 최고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다빈은 금메달을 따낸 뒤 활짝 웃었다. 그는 "준비한 동안 너무 힘들었고, 부상도 있었다. 견디기 힘들었는데, 양소이 코치님과 부모님, 그리고 학교 총장님과 교수님들 덕분에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2연패는 남다르다. 이다빈은 대회 직전 햄스트링, 엉덩이 근육 손상으로 약 한 달간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대회를 앞두고 2주 정도 훈련을 한 끝에 대회에 참가.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이다빈은 "솔직히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부상이 길어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들었다. 쉽지만은 않다고 생각했고, 많이 속상했다. 하지만 금메달을 따게 돼서 기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이다빈은 지난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62㎏급으로 출전했다. 이번에는 67㎏ 초과급으로 출전했다. 올림픽 랭킹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는 "사실 체급을 올리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국제 선수들 중에서 근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보강을 하려 했다. 또 장점인 스피드를 살려서 운영하는 쪽으로 많은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이다빈은 "체급을 올려도 괜찮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무엇보다 이다빈은 대회 내내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태권도는 재미 없다'는 편견도 함께 날려버렸다. 이다빈은 "보시는 분들이 재미있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요즘 태권도가 재미 없다는 말이 많아서 재미있는 경기를 하고 싶었다. 국민 여러분이 재미있으셨다면, 이 금메달이 더 값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다빈은 "내가 힘들어할 때마다 양소이 코치님이 도와주셨다. 또 이번에는 부모님이 많이 보고 싶어서 집을 자주 다녀왔다. 부모님이 가장 힘이 돼주셨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내년 세계대회 금메달이 눈앞의 목표다. 또 그 다음으로 보면 도쿄 올림픽까지 자동 출전권을 따서 가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자카르타(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