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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 "월드컵은 물론 아시안컵서도 좋은 성적 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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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뒤 월드컵은 물론 가까운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파울루 벤투 신임 A대표팀 감독의 첫 마디였다. 한국축구를 바꿀 벤투 감독이 한국땅을 밟았다. 벤투 감독은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시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 필리페 쿠엘료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 등 4명과 함께 입국한 벤투 감독은 "한국에 와서 영광이다. 도전을 할 준비를 마쳤다. 4년 뒤 월드컵은 물론 가까운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벤투 감독의 입국에는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 전한진 사무총장 등도 함께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7일 새로운 감독을 찾기 위한 42일간의 길고 길었던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결론은 벤투 감독이었다. 김 위원장은 1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A대표팀 감독 선임 기자회견에서 "포르투갈 출신 벤투 감독을 2022년 카타르월드컵 사령탑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의 선임은 스포츠조선이 지난 16일 단독보도한 바 있다.

그야말로 우여곡절이었다. 지난달 5일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소위원회를 연 김 위원장은 신 감독을 포함한 10여명의 후보군을 정한 뒤 4일 뒤 유럽으로 건너가 직접 후보군들과 접촉했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전 레스터시티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 전 독일 감독 등을 만났다. 김 위원장은 후보군들에게 철학과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달 18일 귀국한 김 위원장은 다음날인 19일 다시 선임위원회를 열어 접촉한 후보군들에 대해 설명하고, 후보군을 추리는 토론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총 세명의 후보가 결정됐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전 이란 감독,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전 멕시코 감독, 에르베 레나르 모로코 감독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협상팀을 꾸려 곧바로 이들과 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협상은 쉽지 않았다. 레나르 감독은 모로코 잔류가 결정됐고, 오소리오 감독은 인기가 너무 많았다. 이란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케이로스 감독과는 최종 단계까지 갔지만, 협상 사실이 알려지며 판이 깨졌다.

국가대표선임위원회는 지체없이 플랜B를 가동했다. 빠르게 후보군을 추렸다. 키케 플로레스 전 에스파뇰 감독, 후안데 라모스 전 말라가 감독, 슬라벤 빌리치 전 웨스트햄 감독 등이 새롭게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섰다. 김 위원장은 8일 유럽으로 떠났다. 베이스캠프는 프랑스 파리가 아닌 스페인 마드리드였다. 그리고 동시다발적 접촉을 시도했다. 김 위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여러 가지를 체크했지만 그 중에서도 진정성을 중점적으로 봤다. '왜 한국대표팀을 맡고 싶은지, 왜 한국에 오려고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첫 출장에서 세 명의 감독들에게 진정성에서 뒷통수를 맞았고, 외국인 감독은 한국에서 경질된 뒤 떠나면 그만이다. 그 피해는 A대표팀에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 부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건 벤투 감독이었다.

브라질의 크루제이루,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 중국의 충칭 리판 등에서 연이어 실패를 경험했지만, 벤투 감독은 이 실패를 인정하고 더 나은 미래를 약속했다. 특히 '팀' 벤투가 보여준 명확한 철학과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의 진정성과 전문성을 믿었다. 김 위원장은 "인터뷰 과정에서 보여준 자신감과 명확한 축구철학은 흔들림이 없었다. 특히 코칭스태프가 강했다. '한국에 오는 것이 왜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한국이 아시아에서 강력한 팀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걸 기대하고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단점은 있었지만 코치, 팀이 어떤가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나중에는 우리가 요구한 자료를 다 들고왔다. 계속 훈련프로그램이 발전되고 있다. 그 팀 실력을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22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본격적인 임무를 시작한다. 한국축구에 벤투 시대가 시작됐다.

인천공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