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A대표팀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파울루 벤투 감독(49)을 둘러싼 의문에 대해 허심탄회한 설명으로 해소시켰다.
김 위원장은 1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A대표팀 감독 선임 기자회견에서 "포르투갈 출신 벤투 감독을 2022년 카타르월드컵 사령탑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의 선임은 스포츠조선이 지난 16일 단독보도한 바 있다.
우선 벤투 감독의 커리어 하락이 첫 논란의 대상이었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대표팀을 이끌 때 유로2012 4강 진출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출전을 이뤄냈다. 그러나 이후 지휘봉을 잡은 클럽 팀에서 거둔 성과가 미비했다. 2016년 브라질 1부 리그 크루제이루부터 그리스 명문 올림피아코스(2016~2017년), 중국 충칭(2018년)을 맡았을 때 시즌 중 경질되는 등 지도자 커리어가 계속해서 떨어졌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그 부분은 우리가 파악하고 있었다. 처음 벤투 감독이 우리 리스트에 없었던 이유는 중국에서 감독을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세 분의 감독과 협상하면서 진정성에 의문이 들었고 벤투 감독이 중국에서 나올 수 있다고 해서 접촉했다. 유로2012에서 보여준 결과물이 인상 깊었다. 물론 2014년 월드컵에서 16강 탈락했지만 페페의 퇴장도 있었고 여러 변수가 있었다. 좋은 커리어다. 크게 봐선 2016~2017년 그리스리그에서 68%로 우승을 확정했다. 긍정적이었다. 물론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나왔다는 건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올림피아코스와 충칭에서 선수들과 마찰을 빚었다는 소식에 대해선 "그 부분도 알고 있었다. 워낙 카리스마가 있고 선수단을 장악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선수들과의 관계가 좋다고 리포트를 받았다. 그래서 내가 벤투 감독에게 당신이 외국에 나가서 잘해야 할 것은 존중이다. 그 나라의 외국인들에게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그것을 바탕으로 성공할 수 있지 않겠냐고 한 부분에 반감이 없었다. 나도 올림피아코스에서 한 선수를 비난한 부분에 대해 알고 있다. 자신들도 실수와 실패를 통해 생각하고 성장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둘째, 아시아축구 이해도가 떨어지지 않겠냐는 의문이었다.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이 갖춘 훈련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에서 실패했지만 중국 경험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중국과 한국은 비교하지 말라고 말했다. 정신력에서 틀리다고 전해줬다. 모든 외국인들이 한국 선수들의 정신력에 만족한다. 또 육체적으로도 중국보다 훨씬 강하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포르투갈 훈련방법은 세계적으로 대세다. 아직까지 한국에선 저변이 확대돼 있지 않다. 내가 배워왔던 AFC와 FIFA에서 배운 것과는 다른 수준의 접근이었다. 우리 스페인 코치들도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확신한다. 훈련 프로그램은 선수들을 만족시켜줄 것이다. 반드시 해결될 수 있다"고 했다.
셋째, 중국 슈퍼리그에서의 실패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여론에서 그렇게 보는 것에 대해 공감한다. 충칭이 장쑤 쑤닝, 상하이 상강처럼 좋은 스쿼드는 아니다. 그 부분에 대해 확인하려고 감독과 얘기했는데 강등권만 안내려가면 된다. 성장을 시켜달라고 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가진 훈련프로그램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선수들이 저런 훈련을 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왜 코칭스태프를 데리고 오라고 그랬냐면 요즘은 감독이 혼자 하지 않는다. 검증하고 싶었다. 내가 본 영상과 스케줄, 경기 때 미팅 등이 제출됐었다. 정말 전문적이고 높은 수준의 지도를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중국에서 실패한 것에 대해선 인정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벤투 감독의 진정성이었다. 김 감독은 "두 번째 출장에서 만난 감독들은 1~2달만 쉬면 취업할 수 있다고 하더라. 그러나 한국 A대표팀 감독도 매력이 있다. 9회 연속 월드컵 진출과 아시아에서 강력한 팀 중 하나라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