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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휴식이 반갑다" 부상 병동이 된 선두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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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누가 좀 안좋다고 하고, 또 다음날 다른 사람이 안좋다고 하니…."

두산 베어스 김태룡 단장은 부상 보고 전화가 오면 가슴이 '철렁'하다고 했다. 그만큼 두산은 최근 잔부상에 시달리는 선수들이 많다. 1위를 독주하고 있는 팀 성적이 워낙 좋다보니 티가 크게 나지 않을 뿐이다. 최근 두산의 선발 라인업은 매일매일 바꿔야 할 만큼 고정적이지 못하다.

지난 5월 백업 외야 요원 국해성이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된 것을 시작으로, 최근 주전 선수들이 크고 작은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올 시즌 '커리어 하이' 페이스인 최주환은 지난달 스포츠 탈장 증세를 호소했다. 운동을 많이 하는 프로 선수들에게 간혹 일어나는 스포츠 탈장은, 서있을 때는 아무렇지 않지만 뛰기만 하면 통증이 찾아온다. 한창 타격감이 좋았던 최주환은 휴식과 대타 출전 등으로 한동안 조절을 해야했다.

박건우와 양의지는 지난달 손가락 부상으로 손이 퉁퉁 부을 정도로 고생했고, 그중 박건우는 올스타전 결장에 이어 최근 옆구리 근육이 미세 손상되는 부상을 입어 지난 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결국 아시안게임 엔트리에서도 탈락했고, 오는 9월초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건우만큼 심각한 부상은 아니어도, 양의지 역시 손가락에 이어 최근 어깨가 좋지 않다.

허경민도 최근 고질적인 허리 통증이 심해져 경기에 나서지 못한 날들이 있었고, 고관절 통증에 시달리던 오재원은 15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개막 이후 꾸준히 출전 시간이 길었던 김재환도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이처럼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1위를 지키고있는 것이 오히려 신기할 정도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전 훈련을 소화할때 그날의 컨디션을 보고 받는다. 최근에는 컨디션상 경기에 나갈 수 없는 선수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미 주전 중견수인 박건우가 전력에서 빠져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선수들로도 베스트 라인업을 꾸리는 것이 쉽지가 않다.

선수들의 몸 상태는 8월 성적과도 연관이 없을 수 없다. 두산은 8월 시작 이후 치른 12경기에서 6승6패 승률 5할을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5위에 해당한다. 다행히 2~3위권 팀들과의 격차는 유지되고 있지만, 선수들의 몸 상태 회복이 급선무다.

17일부터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일단 다치고 지친 선수들이 쉴 수 있다. 다만 걱정인 것은 양의지 김재환 함덕주 박치국 이용찬까지 5명의 팀 주축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는 사실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휴식기내 충분히 회복할 수 있으나, 이들은 쉬지 못한다. 추가 부상 방지가 최선일 수밖에 없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