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중위권으로 가는 길목에서 한화 이글스를 잡아냈다.
삼성은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5대2로 승리했다.
양팀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들이 등판한 이날 경기는 투수전으로 진행되며 빠르게 흘러갔다. 경기는 2시간53분 만에 끝났다.
양팀 투수들이 호투를 펼쳤지만 승패는 수비에서 갈렸다. 삼성은 몇차례 메이저리그급 '슈퍼캐치'가 나오면서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3-2로 앞서던 6회 삼성 선발 아델만은 선두타자 이용규에게 3루쪽 파울 플라이를 유도했다. 하지만 타구는 3루쪽 익스트림존 앞 그물망쪽으로 떨어졌고 이 타구를 3루수 최영진은 그물망에 기대며 간신히 잡아내는 묘기에 가까운 플레이를 했다.
뿐만 아니었다. 3-2로 앞선 7회는 자칫 역전당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슈퍼캐치가 2개나 등장하며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선두타자 제라드 호잉은 아델만을 공략해 우중간 2루타를 때렸다. 아델만은 이성열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하주석에게는 좌익수 키를 넘기는 안타성 타구를 맞았다. 하지만 삼성 좌익수 김헌곤을 몸을 날리는 '슈퍼캐치'로 타구를 잡아냈다. 자칫 볼을 놓쳤다면 동점을 허용하는 순간이었다.
후속타자 최재훈의 타구는 유격수 김성훈이 잡아냈다. 최재훈은 2,3루간을 빠르게 통과하는 타구를 때렸지만 김성훈은 이를 놓치지 않고 다이빙캐치로 잡아내 타자주자를 아웃시키며 이닝을 끝냈다. 아델만의 함박웃음이 연이어 터지는 순간이었다.
명수비 퍼레이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8회초 슈퍼캐치의 주인공은 구자욱이었다. 2사 후 이용규의 안타성 타구를 구자욱은 전력질주로 뛰어 잡아내며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는 일을 막아냈다. 단 1점차였기 때문에 이같은 수비하나가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반면 한화는 이날 실책을 2개나 범하며 패배를 자초했다. 3회에는 2루에 있던 박해민이 중견수의 해이한 실책 플레이로 3루까지 갔다. 3루로 빠른 송구를 했다면 박해민이 3루까지 뛰지 못했을 상황이었지만 좌익수 이동훈이 박해민의 빠른 발을 간과해 느슨한 플레이를 했다. 이어 구자욱 타석에서 선발 데이비드 헤일의 폭투가 이어지며 박해민은 홈을 밟았다. 5회에는 선두타자 김성훈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1루수 정근우가 놓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대구=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