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차우찬이 실로 오랜만에 선발로 제몫을 했다.
차우찬은 16일 인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⅓이닝 동안 5안타 3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LG는 13-3으로 크게 앞선 6회말 1사 1,2루서 투수를 임찬규로 교체했다.
차우찬이 5이닝 이상을 던진 것은 지난달 12일 SK전(5⅔이닝 8안타 7실점) 이후 처음이며, 지난 6월 19일 한화 이글스전(7⅔이닝 4안타 무실점) 이후 약 2개월만에 승수를 추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만큼 여름 들어 슬럼프가 길었다는 이야기다. 6월 11일 발표된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던 차우찬은 공교롭게도 지난 13일 대표팀 탈락이 결정된 직후 가진 등판해서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차우찬은 앞서 7월 6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지난 10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6경기 연속 6점 이상을 내주는 난조를 겪었다.
투구수는 108개였고, 볼넷 4개를 내주고 삼진은 6개를 잡아냈다. 구속보다는 제구력과 슬라이더와 커브에 대한 의존도를 높였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2㎞. 평균자책점은 6.97에서 6.82로 조금 낮췄다.
시작부터 순조로웠다. 3-0의 리드를 안고 1회말 마운드에 오른 차우찬은 노수광과 김강민, 제이미 로맥을 삼자범퇴로 요리했다. 2회에는 1사후 이재원에게 볼넷, 2사후 최 항에게 우월 2루타를 허용해 첫 실점을 했다. 그러나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
8-1로 넉넉하게 앞선 3회에는 1사후 노수광에게 좌전안타, 2사후 로맥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1,3루에 몰렸지만, 최 정을 128㎞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껐다. 10-1로 앞선 4회에는 볼넷 2개를 내주며 2사 1,2루에 몰렸다가 박승욱을 또다시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벗어났다.
12-1로 크게 앞선 5회에는 9개의 공으로 SK 1~3번을 모조리 범타로 제압했다. 13-1로 리드한 6회에는 1사후 이재원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김동엽을 땅볼로 유도했지만, 유격수 윤진호가 실책을 범해 1사 1,2루가 됐다. 최 항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차우찬은 만루 상황에서 강승호에게 슬라이더를 구사하다 2타점 중전안타를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이어 등판한 임찬규가 추가점을 막아 더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