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 그가 주는 무게감은 달랐다.
손흥민은 지난 13일 인도네시아 반둥 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손흥민의 현지 합류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20명의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처음 다 모였다. 김학범 감독은 손흥민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베로나) 등 해외파 공격수들의 합류 시점으로 고민이 많았다. 당초 구단들이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선수 구상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난관을 딛고, 선수들이 한 명씩 모였다. 13일 손흥민의 합류로 정점을 찍었다. 분위기도 최고조다.
반둥으로 합류한 손흥민은 당일 곧바로 선수단에 합류했다. 김 감독은 손흥민을 주장으로 임명하며 힘을 실어줬다. 그리고 손흥민은 14일 본격적으로 훈련에 돌입했다. 이날 훈련은 초반 15분만 공개됐다. 한국 취재진들도 웜업 정도만 볼 수 있었다. 손흥민은 첫 러닝부터 맨 앞에 나서 선수들을 이끌었다. 중간 중간 선수들과 애정 어린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웜업 시간에는 적극적으로 파이팅을 불어 넣었다. 손흥민의 "파이팅"에 동료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웜업이 끝난 뒤 1대1 패스 훈련에선 이진현(포항)과 짝을 이뤘다. 대표팀은 이날 짧은 훈련을 소화했다. 첫 경기를 위한 준비는 모두 마쳤다.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에 손흥민이 합류했다. 분위기가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수비의 핵이자, A대표팀 동료인 김민재는 "(손)흥민이형이 처음 합류해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경험이 많은 선수이다 보니, 그라운드 밖에 있어도 힘이 될 것 같다.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는 계기다. 흥민이형 없어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김민재는 "형이 선수들이 '너무 순하다'는 말을 했다. 나도 느낀 부분이다. '조금 거칠게'를 주문하셨다. 또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꼭 미팅이 아니어도 평소에도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신다"며 눈을 반짝였다.
손흥민은 이미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 스타다. 지난 6월 열린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지자, 손흥민이 대신 주장 역할을 맡았다. 이미 A대표팀 주장을 경험했고, 실력으로 따져도 에이스다. 23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된 팀에선 손흥민의 역할이 단연 커질 수밖에 없다. 팀의 핵심이자 최고참급에 속하기 때문. 그리고 그는 짧은 시간 내에 그라운드 안팎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손흥민의 존재만으로도 김학범호에 순풍이 불고 있다.반둥(인도네시아)=선수민기자 sunsoo@sportschosun.com, 사진제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