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급 챔피언' 라인재(32, 팀 코리아 MMA)가 '무서운 신인' 황인수(24, 팀매드)의 도발에 응답했다.
"경기라는 게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요. 재미없게 경기를 하겠다는 말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케이지에 오르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싸웁니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 재미없단 말이 자주 나오다보니 스스로 부담을 덜 갖기 위해 주문처럼 하는 말이었습니다."
라인재는 지난달 28일 XIAOMI ROAD FC 048에서 최영을 꺾고 새로운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경기가 끝나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재미없는 경기 보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다음 경기도 재미없을 거니까 시간 있으면 봐주세요"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황인수가 "그 말 자체가 챔피언으로서, 프로 선수로서 자질이 없는 것 아닌가. 프로 선수는 자기만족을 위해 경기를 뛰는 게 아니라 팬들의 기대와 관심에 충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날을 세웠다.
강력한 컨텐더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황인수의 도발에 라인재는 여유 있게 웃어 넘겼다.
"도발을 받으니까 아직은 좀 어색하네요. 어쨌든 제가 ROAD FC의 미들급 챔피언이 됐고, 황인수 선수는 제게 도전을 해야 하는 입장이 됐습니다. 몇 개월 만에 상황이 뒤집혔어요. 저는 일단 상대가 누구든 빨리 싸우고 싶습니다."
지난 3월 XIAOMI ROAD FC 046에서 '돌격대장' 김내철을 꺾은 황인수를 향해 라인재는 "내가 팀매드 소속인 전영준, 차인호를 잡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연승 중인 팀매드 황인수를 잡겠다"며 다음 상대로 황인수를 지목했다.
라인재의 말처럼 불과 5개월 만에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다. 베테랑 파이터들을 잇달아 제압하며 승승장구 하던 황인수는 부상으로 발이 묶였고, 라인재는 지난달 최영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챔피언 벨트를 두르게 됐다.
라인재는 "경기 끝나고 2주 동안 휴식을 취하고 오늘(13일) 다시 선수부 훈련에 나왔습니다. 지금 당장 경기가 잡히는 건 아니겠지만 저는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할 뿐입니다"라면서도 "황인수 선수가 타격 센스는 타고난 게 있는 것 같은데 그라운드에 대한 부분은 아직 보여준 바가 없습니다. 만약 저와 붙는다면 그라운드에서 판가름이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는 않았다.
한편 ROAD FC(로드FC)는 역대 최고의 상금, 100만 달러가 걸린 'ROAD TO A-SOL'을 4강전까지 진행했다. 샤밀 자브로프와 만수르 바르나위가 결승에 진출했다. 두 파이터의 대결에서 이긴 승자는 '끝판왕' 권아솔과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