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롯데 자이언츠 스타팅 라인업에서 손아섭(30)의 이름이 빠지고 있다.
오른쪽 옆구리 통증 탓이다. 손아섭은 지난 8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7회말 타격을 마친 뒤 8회초 수비 때 나경민과 교체됐다. 타격 과정에서 옆구리에 불편감을 느껴서다. 이튿날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훈련에 나섰으나 통증은 이어졌고, 결국 조원우 롯데 감독은 손아섭을 벤치 대기시켰다. 손아섭은 5회초 대타로 출전해 볼넷을 골라 출루한 뒤 이어진 수비에서 교체됐다. 11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손아섭은 4회초 대타 출전했으나 수비 상황에서 다시 빠졌다.
KIA, 두산전 모두 손아섭은 신중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 그는 10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아직까지 불편한 감이 있다"며 "계속 부상을 당했던 부위인데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휴식이 필요하지만 팀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만큼은 확고하다. 조 감독이 스타팅 라인업에서 손아섭을 제외하고도 대타로 활용하는 이유다.
손아섭의 옆구리 문제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7월 25일 잠실 LG전 도중 타격 뒤 옆구리 통증을 느껴 교체됐고, 이튿날 1군 말소됐다. 진단 결과 옆구리 근육이 미세파열되면서 출혈까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아섭은 10일 뒤인 8월 6일 1군에 복귀, 이후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시즌을 마친 뒤 4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에 성공했다. 이듬해 손아섭은 시즌 내내 옆구리 문제를 겪었지만, 소속팀 시즌 일정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12 출전, 4주 군사 기초훈련 참가 등 바쁜 나날을 거치며 치료 시기를 놓쳤다. 결국 2016시즌 시작을 앞두고 옆구리 문제 탓에 2차 스프링캠프 도중 팀에 합류해야 했다.
옆구리 부상은 야구 선수들이 흔히 당하는 부상 중 하나다. 배트나 팔을 휘두를 때 순간적으로 몸에 힘을 줘 비트는 동작이 반복되면서 근육에 무리를 주고 손상까지 번지는 것.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곧 회복되지만, 재발률이 높다는게 문제다. 피로 누적이 반복되면 고질병으로 번질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손아섭은 롯데 선수 중 유일하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명단에 포함됐다. 107경기를 치른 현재 타율 3할4푼(424타수 144안타), 19홈런 69타점. KBO리그 최고의 좌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의 실력이라면 당연한 결과. 하지만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임하는 동료들과 달리 강행군을 펼쳐야 한다. 이후에도 시즌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여전히 중위권 도약 가능성이 열려 있는 팀 상황, 팀 타선의 핵심인 손아섭의 위치를 고려하면 최근 겪고 있는 옆구리 문제를 가볍게 보기 어렵다.
이럼에도 손아섭이 대타 출전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소속팀 롯데를 향한 충성심과 책임감의 발로다. 중위권 도약 가능성이 열려 있는 팀 사정, 타선의 핵심이라는 위치를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고 있다. 데뷔 이해 피나는 노력을 거듭하며 최고의 위치에 올랐지만, 여전히 갈증을 느끼고 있다.
근성으로 똘똘 뭉친 손아섭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조심스럽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롯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