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자존심' 이대호의 손에서 승리가 결정됐다.
롯데 자이언츠가 어려운 경기를 잡았다. 롯데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3차전에서 12대1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최근 두산전 3연패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롯데는 18안타-12득점을 올린 타선의 힘 덕분에 이겼다. 롯데 타선은 초반부터 신나게 터졌다. 두산 선발 유희관을 1회에 일찌감치 끌어내렸고, 이후 두산이 쫓아올 때마다 꼬박꼬박 필요한 점수를 추가해 달아났다.
그리고 그 중심에 4번타자 이대호가 있었다.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대호는 5타수 4안타(1홈런)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롯데쪽으로 끌고온 것도 이대호의 공이 컸다.
1회초 손아섭의 2루타가 터졌지만, 채태인이 3루 땅볼로 물러난 2사 2루. 이대호가 유희관을 상대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2루 주자 손아섭을 홈까지 불러들였다. 롯데의 선취점이었다. 이후 롯데는 1회에만 5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대호는 2회에 홈런을 추가했다. 선두타자 채태인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무사 1루에서 두산의 두번째 투수 윤수호를 상대로 좌중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1B에서 윤수호가 던진 2구째 140km 직구가 한가운데 몰렸고, 이를 놓치지 않았다. 좌중간 담장 깊숙한 곳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 투런 홈런이 됐다. 롯데가 5-0에서 7-0으로 성큼 달아나는 점수였다. 또 이대호의 시즌 26번째 홈런이었다.
두산이 1점을 내자, 이번에도 도망가는 점수는 이대호의 손에서 나왔다. 4회초 1사에 채태인의 2루타가 나왔고, 다시 득점권 찬스를 맞이한 이대호는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보탰다.
5회초까지만 해도 11-2로 여유있게 앞서던 롯데는 5회말 투수들이 무너지며 11-8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이때 다시 한번 이대호의 집중력이 발휘됐다.
3점 차까지 쫓아온 두산이 6회초 필승조 박치국을 마운드에 올렸다. 박치국이 선두타자 이대호를 상대로 3B1S에 몰렸고, 이대호는 과감히 5구째를 공략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뜨렸다. 무사 2루. 박치국을 궁지로 몰아넣는 장타였다.
다음 타자 민병헌이 우익수 파울 지역의 깊숙한 플라이를 치자, 2루에 있던 이대호는 태그업을 시도해 안전하게 3루까지 진루했다. 그리고 앤디 번즈의 적시타때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두산의 추격 의지를 한풀 꺾는 이대호의 득점이었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