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지난달 20일부터 9일까지 17경기에서 2승15패를 기록했다.
승률 5할에서 10경기나 여유가 있었는데, 지금은 3경기가 '마이너스'다. 순위는 안정적인 4위에서 불안한 5위로 추락했다. 후반기 들어 계획대로, 바람대로 돼가는 게 하나도 없다. 주력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지고 있고, 마운드는 점점 지쳐가고 있다. 타선도 기복이 심하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스트레스를 받는 건 구단, 선수단, 팬들 모두 마찬가지다.
구단이나 감독이 컨트롤하기 힘든 건 부상이다. 9일 현재 1군서 빠진 주력 선수들을 보면 LG의 현주소를 이해할 수 있다. 2선발 타일러 윌슨(팔꿈치 근육통), 4번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허벅지 근육통), 주전 2루수 정주현(허벅지 근육통), 셋업맨 김지용(팔꿈치 통증) 등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이 가운데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전에 돌아올 수 있는 선수는 윌슨 밖에 없다. 가르시아는 부상 당시 6주 진단을 받아 9월이나 돼야 한다. 정주현은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치료를 위해 열흘을 꽉 채워야 한다. 7월말에 빠진 김지용은 이달 말까지 약 4주간 재활이 잡혀 있다.
윌슨도 오른쪽 팔꿈치 회내근 미세 손상을 판정이 나와 며칠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복귀를 아예 미루고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즉 LG는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가 시작되는 17일 이전까지 지금의 전력에서 더 나아질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류중일 감독은 남은 레이스에 대해 "아시안게임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휴식기를 이용해 분위기를 추스르고 9월에는 순위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른 팀에 비해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LG는 주전 한 명의 공백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LG는 주전과 백업, 2군 선수간 기량차가 크기 때문이다. 정주현의 이탈로 1군 콜업된 양원혁은 이날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8회초 상대의 번트 때 1루 커버를 들어가지 않고 상황만 바라보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날 선발 배재현은 5이닝을 4안타 3실점(1자책점)으로 기대치를 채우며 잘 막았지만, 수비에서 '미숙함'을 보여 실점이 늘어났다. 4-1로 앞선 5회 1사 1,2루서 박해민의 땅볼을 잡아 더블플레이를 위해 2루로 던진 것이 뒤로 빠지는 실책이 된 것이다. 기본적인 기량 말고도 집중력에서 무너진 선수들도 많다. 9회초 수비에서는 3루수 양석환, 유격수 오지환, 1루수 김현수는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를 놓쳐 분위기를 완전히 그르치고 말았다.
요즘 LG 공격력은 믿을 것이 못된다는 말도 나온다. 타자들이 크게 벗어나는 유인구에 성급하게 아웃되는 경우도 많고, 베이스러닝 미스, 작전 수행 실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내준 경기가 한 두개가 아니다. 최근 6경기에서 팀타율은 2할4푼5리, 경기당 득점은 3.33점에 그쳤다.
마운드, 특히 불펜진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강속구가 주무기인 고우석은 여전히 컨트롤 불안에 시달리고, 마무리 정찬헌은 집중타를 맞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불펜투수들의 컨디션 체크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 친구는 눈빛이 살아있다"는 말이 LG에선 생소하다. "LG가 언제 포스트시즌 팀으로 꼽혔냐"는 비아냥거림도 들린다. 선수들, 스태프들 모두에게 투혼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