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를 따져 승패를 가르는 스포츠에서 '1점차'가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단 1점을 지키기 위해 내놓은 전술과 선수 개개인의 집중력, 운 등 복합적인 요소가 따른다. 모든 것을 이뤄낼 수 있는 팀이라면 '강팀' 대접을 받는다.
롯데는 지난 7~8일 울산에서 가진 LG 트윈스와의 2연전 전까지만 해도 1점차 경기 승패에서 10승15패(승률 4할)로 10팀 중 최하위였다. 그런데 LG와의 2연전에서 4대3, 2대1로 연승을 거두면서 만만찮은 뒷심을 발휘했다.
후반기 들어 롯데가 치른 1점차 승부는 총 7차례. 초반 3경기서 모두 패하면서 '약골 기질'을 이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7월 29일 넥센 히어로즈전(4대3 승)을 시작으로 4일 삼성 라이온즈전(5대4 승)에 이어 LG전 2연승까지 1점차 승부에서 4연승을 달리고 있다.
'살아난 마운드'가 반전 요인 1순위다. 시즌 초반에는 선발진, 중반부터는 불펜이 흔들리면서 상대 타선을 막는데 애를 먹었다. 선발 투수들은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불펜도 연이은 출격 속에 구위가 저하되면서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경기 초반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아도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흐름이 바뀌는 승부가 부지기수였다. 역전패 전체 1위(30패)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후반기 들어 이런 모습은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다. 선발진 안정 속에 불펜도 힘을 되찾으면서 훈풍이 불고 있다. 외국인 선발 투수 브룩스 레일리와 펠릭스 듀브론트가 꾸준하게 이닝을 소화하고 있고, 최근에는 진명호-오현택-구승민-손승락까지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8일까지 후반기 19경기에서 롯데의 득점권 타율이 2할5푼5리(184타수 47안타)로 LG(2할5푼·172타수 43안타)에 이어 최소 2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투수진 활약은 더욱 돋보인다.
1점차 승부에서 얻는 소득은 1승 뿐만이 아니다. 박빙의 승부를 이겨내며 얻는 성취감과 자신감은 팀 전력에 시너지를 내기에 충분한 요소다. 치열한 중위권 싸움에 임하고 있는 롯데의 상황을 따져보면 이런 자신감은 더욱 긍정적이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최근 접전 상황에서 선수들이 집중력을 잘 발휘해주고 있다. 1점차 승부에서 승수를 계속 쌓아가다보면 좋은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위권, 5할 승률 복귀를 향해 잰걸음 중인 롯데에게 잇단 1점차 승리는 큰 자신감을 줄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