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벌써 두 번째다. 넥센 히어로즈 포수 김재현이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팀을 승리로 이끈 횟수다. 8일 고척 KIA전에서 김재현이 다시 팀의 영웅이 됐다.
김재현은 8일 고척 KIA전에서 6-6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3루 때 타석에 나와 KIA 마무리 투수 윤석민을 상대로 좌중간 끝내기 안타를 날려 7대6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선발 포수 자리를 후배 주효상에게 내주고 벤치에서 대기하던 김재현은 8회말 2사 2루 때 대타로 처음 타석에 등장했다.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던 김재현은 이후 포수 마스크를 쓴 채 9회초와 10회초 무실점 이닝을 이끌어냈다.
한 차례 큰 위기가 있었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넥센 마무리 김상수가 첫 상대인 로저 버나디나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갑자기 쓰러진 것이다. 무사 1루에서 갑자기 좌완 오주원이 마운드에 올라오게 됐다. 그러나 김재현은 안정적인 리드로 갑자기 나온 오주원의 호투를 이끌어냈다. 오주원은 2이닝을 피안타 없이 4사구만 2개를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김재현의 공이 상당히 컸다.
수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김재현은 결국 연장 10회말 끝내기의 주인공이 됐다. 2사 후 김규민이 우중간 안타를 친 뒤 상대 외야 실책에 편승해 3루까지 나간 상황. 경기를 끝내려면 적시타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마운드에는 KIA 마무리로 변신한 베테랑 투수 윤석민이 있었다. 김재현에게는 다소 버거운 상대일 수 있었다.
하지만 김재현은 승부 자체에 몰입했다. 그는 "(타석에서)정확하게 치자고 생각했다. 정타만 치자는 마음 뿐이었다"고 승부에 임한 마음가짐을 밝혔다. 이어 "초구와 2구째를 잘 참은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유리한 볼카운트(2B)를 만든 덕분에 내 스윙을 할 수 있었다"며 끝내기 안타의 비결을 밝혔다.
볼카운트 2B에서 김재현의 스윙에 걸린 윤석민의 시속 143㎞ 패스트볼은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의 넓은 공간에 떨어졌다. 완벽한 끝내기 안타였다. 이는 올 시즌 39호이자 통산 1069호, 그리고 김재현의 개인 2호 연장 끝내기안타였다. 이로써 김재현은 올해만 2개의 끝내기 안타를 기록했다. 데뷔 1호는 지난 3월27일 고척 LG전에 나온 바 있다. 이때도 연장 10회말이었다. 2사 1루에서 우중간 2루타로 경기를 끝냈다. '연장 10회말의 사나이'라 부를 만 하다.
팀 승리를 이끈 김재현은 마지막으로 "오늘 승리로 4위에 올라섰는데, 조금 더 하면 더 위로도 갈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투수가 좋아서 충분히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내가 포수인 만큼 선발 투수가 긴 이닝을 던지도록 도움이 되는 리드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