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로맥이 보인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넥센 히어로즈 4번 박병호가 드디어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홈런 레이스 부문 1위인 SK 와이번스의 제이미 로맥과의 차이는 이제 5개다. 역전의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더불어 박병호는 '라이언킹' 이승엽에 이어 역대 2호로 5년 연속 30홈런의 금자탑까지 쌓았다.
박병호는 8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0-2로 뒤지던 4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KIA 선발 임기영을 상대로 좌중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임기영이 초구로 던진 시속 118㎞의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중월 담장을 넘는 비거리 115m 짜리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 홈런으로 박병호는 시즌 30홈런을 채웠다. 같은 날 KT 멜 로하스 주니어가 31호 홈런을 치며 최 정(SK)과 공동 3위가 되면서 박병호의 순위는 여전히 5위다. 하지만 로맥과 5개 차이라 올 시즌 홈런 레이스의 판도를 짐작키 어렵게 됐다.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가 상당히 빠르기 때문이다. 박병호는 8월에 벌써 4개의 홈런을 쳤다. 로맥은 같은 기간 1개 밖에 치지 못했다. 로하스는 이 기간에 3개를 날렸고, 홈런 2위 김재환(두산)은 7월28일 이후 홈런이 없다. 홈런 부문 톱5 중에서 박병호의 최근 홈런 생산 속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에 순위 변동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 홈런으로 박병호는 KBO 역사에 길이 남을 금자탑을 하나 쌓게 됐다. 역대 2호 5시즌 연속 30홈런 달성 기록을 세운 것이다. 지금까지 이 영역에는 은퇴한 '라이언킹' 이승엽(전 삼성)이 유일하게 도달해 있었다. 이승엽은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으로 30홈런 고지를 돌파한 유일한 선수였다.
그 뒤를 잇는 연속 시즌 30홈런 기록은 타이론 우즈와 박병호가 나란히 '4시즌'으로 갖고 있었다. 우즈는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시즌 동안 3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30홈런 이상을 달성한 뒤 2016~2017년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그러나 다른 리그로 떠나 있던 것이라 '연속 시즌 30홈런 기록'은 계속 이어지는 상태였다.
결국 박병호는 올 시즌에 친정팀 넥센으로 돌아와 8일 KIA전에서 30홈런을 채우며 우즈를 제치고 '5시즌 연속 30홈런'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