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작 '그리움의 빛깔'(2015)에 이은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1부 소쩍새와 2부 희망, 3부 영원한 꽃, 4부 기다림으로 나눠 최근 3년간 쓴 60여 편을 모았다.
시인은 평생 교단을 지켜온 교육자이다. 자신의 삶을 천천히 되돌아보며, 어머니와 아내, 자연과 인생, 그리고 일상의 단상들을 아름답고 담백한 시어(詩語)로 녹여냈다.
'저물녁, 서쪽 산에서 새가 울었다/서쪽새가 운다며/흉년이 들것 같다고 걱정하시던 어머니…/소쩍새를 아느냐는 선생님 질문에/나는 당당히 손을 들고 대답했다/서쪽에서 사는 새라고 하자/웃음소리가 천막교실을 흔들었다' ('소쩍새')
'어제는 매미소리로 뒤척이더니/오늘은 귀뚜라미소리로 잠을 설치누나/빈궁마마 후원같은 귓속에 휘영청 보름달이 떴나보다'(이명 耳鳴)
아름다웠던 추억과 아픈 기억을 모두 버무려 담담하게 고백하듯 써내려간 시들이 마음에 와 닿는다.
시인은 "이 세상 지천으로 깔려있는 것이 길이지만 '사랑으로 가는 길'은 결코 순탄한 길이 아니었다"며 "이 몇 편의 졸작들이 조금이라도 가슴에 와닿아 '사랑으로 가는 길'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시인은 전주 출신으로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63년부터 초·중·고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부안고, 전라고 교장을 역임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