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색이 짙은 경기였다. 하지만 유한준의 역전 만루포 한방이 경기를 뒤집었다. 야구의 묘미를 보여준 한판 승부였다.
9위 KT 위즈가 10위 NC 다이노스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10위와의 승차를 3경기로 벌렸다.
KT는 7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짜릿한 그랜드슬램 한방으로 12대10로 승리했다. 이날 KT는 홈런 6방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황재균은 이날 투런포와 솔로포,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황재균에 이어 윤석민도 백투백 홈런을 터뜨렸다. 8회에는 멜 로하스 주니어와 박경수가 백투백 홈런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주인공은 유한준이었다. 9회초 밀어내기로 1점을 만회해 8-10으로 추격을 시작한 KT에 대항해 NC는 투수를 마무리 이민호 대신 원종현으로 바꿨다. 하지만 유한준은 원종현의 초구 130㎞ 슬라이더를 통타,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만루홈런을 만들었다.
경기 후 유한준은 "마지막 타석 직전, 투수 교체 타이밍 때 타격 코치님과 얘기한 것을 기억했다"며 "초구 슬라이더를 노리자는 주문을 기억하고, 공이 왔을 때 마음먹고 스윙한 것이 좋은 궤적에 걸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체력이 저조해 선발로 못나가 팀에 미안했는데, 그만큼 더 도움될 수 있도록 팀을 위해 한 발 더 뛰고 집중하겠다"고 했다.
유한준은 본인의 말처럼 최근 지친 모습으로 벤치에 앉아있는 일이 많았다. 지난 달 31일과 1일 한화 이글스전, 4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대타로 한타석씩만 나서 무안타를 기록했다. 5일 경기는 벤치에 앉아만 있었다. 하지만 이날 역전 만루포로 그간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며 팀 간판타자의 명성을 입증해냈다.
창원=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