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영화 감독 윤종빈이 극중 평양신 구현에 대해 이야기 했다.
올 여름 극장가를 노리는 한국형 첩보 영화 '공작'(윤종빈 감독, 사나이픽처스·영화사 월광 제작). 연출을 맡은 윤종빈 감독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군대 문제의 민낯을 정면으로 다룬 '용서 받지 못한 자'(2005), 호스트를 통해 물질이 최고의 욕망이 된 시대상을 꼬집은 '비스티 보이즈'(2008), 1980년대를 배경으로 오직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한국형 갱스터 무비의 진수를 보여준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2012), 독특한 조선 액션 활극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등을 통해 작품성과 흥행서을 모두 갖춘 연출자로 우뚠 선 윤종빈 감독. 그가 다시 한국 사회의 리얼리티로 눈을 돌린 신작 '공작'으로 관객을 찾는다.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 영화 '공작'은 첩보영화의 주류로 자리 잡은 액션 히어로 문법을 과감하게 벗어던진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인물들의 치열한 심리전을 중심으로 하는 '공작'은 내용과 메시지 보다는 화려한 액션, 숨가쁜 추격적, 화려한 무기 등에 중점을 두며 오락영화의 성격을 짙게 띄던 기존의 첩보영화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이날 윤종빈은 영화 속에서 사실적으로 구현된 평양 모습에 대해 "터닝 포인트고 정말 중요한 신이었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몰입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완벽히 그려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면 북한에서 촬영할 수가 없으니까 서치를 많이 해봤다. 북한 소스를 파는 외국 팀들이 있더라. 그분들게 소스를 구입해서 합성하기도 했고 연변이 평양이랑 비슷해서 연변에서 촬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정일과 소름끼치는 싱크로율을 보여준 배우 기주봉에 대해 "캐스팅을 할 때 김정일과 최대한 똑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CG랑 분장을 다 트라이 해봤는데 CG는 예산적인 면이나 퀄리티 등으로 인해서 힘들 것 같다고 해서 특수분장을 선택했다. 미국에서 잘하는 특수분장 팀을 서치하다가 '나는 전설이다'와 '맨인블랙' 특수 분장을 맡은 팀과 하게 됐다"며 "김정일 역할을 해야하니까 키가 비슷하고 좋아하는 연기를 하시는 분들을 분장팀에게 명단을 드렸는데 분장팀이 기주봉 선생님을 택했다. 처음에는 기주봉 선생님이 미국가서 본을 떴다. 그 본뜨는 것만 몇 달이 걸렸다. 그걸 한국으로 가져와서 테스트를 하고 또 미국에서 수정하고 다시 본을 떠서 테스트를 하는 과정을 거쳤다. 촬영할 때마다 6시간씩 분장을 했고 처음 본뜰 때는 10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또한 윤 감독은 '공작'에서 깊은 인상을 심어준 김정일의 강아지 설정에 대해 "'친애하는 지도자'에게 라는 탈북 소설이 있다. 북한 1호 시인이 쓰신 건데 처음 김정일을 만났을 때의 이야기를 상세하게 쓰셨다. 그걸 많이 인용했다. 별장에 가서 대기를 하는데 강아지가 먼저 들어와서 발을 핥았다고 쓰여있었다. 실제로도 김정일이 시츄 말티즈 등 강아지를 많이 키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 강아지 관리하는 데 정말 힘들었다. 일단 말티즈 순종을 사서 훈련을 시켰다. 그리고 그 털 관리를 계속해야 됐다. 강아지 관리하는데 무려 2500만원이 들었다. 내 '용서받지 못한자' 제작비가 2000만원인데. PD님이 꼭 이렇게 까지 해야하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꼭 필요했다. 동물과 애가 나오면 정말 현장은 지옥이다.(웃음) 훈련된 강아지가 아니면 절대 통제가 안된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한편, 윤종빈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 영화 연출작 '공작'에는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이 출연한다. 8월 8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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