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 부상으로 한 달여 간 2군 무대에 머물렀던 이범호(38)가 복귀했다.
이범호는 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7번-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허벅지 부상의 여파로 당초 1군 복귀 후 지명 타자 활용이 예상됐다. 그러나 김기태 KIA 감독은 "2군 경기를 치르면서 수비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선발 출전에 문제가 없음을 알렸다.
이범호는 지난 6월 30일 허벅지 통증으로 1군 등록이 말소됐다. 지난달 24일 두산 베어스와 2군전부터 실전에 나섰다. 2군 리그 4경기에서 9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실전 감각을 익히는 차원에서의 출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홈런으로 자신감을 얻은 점도 긍정적이었다. 올 시즌 들어 무뎌진 발과 허벅지 부상 여파 탓에 복귀 후 3루 수비나 주루보다는 타격에서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좀 더 컸다. 부상 전까지 타율 2할8푼9리(187타수 54안타), 13홈런 39타점으로 좋았다. 경기 감각만 회복하면 위력이 드러날 것으로 보였다.
롯데전에서 정작 돋보였던 것은 타격이 아닌 수비였다. 이범호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을 만들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선 1루수 파울 플라이, 6회말 타석에선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도 유격수 앞 땅볼에 그쳤다. 반면 수비는 기대 이상이었다. 3회초 롯데 선두 타자 앤디 번즈가 친 강습 타구를 침착하게 처리한 뒤 안정적으로 1루에 송구해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2사후 문규현이 2~3루간으로 친 타구에는 안정적인 글러브 캐치 뒤 한 바퀴를 빙글 도는 부드러운 스탭으로 1루 송구 후 아웃을 만들어내면서 베테랑 다운 모습을 보였다. 8회말 1사 2, 3루 상황에서 번즈가 친 땅볼 타구에서 불확실한 홈 승부 대신 1루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낸 점은 '최소한의 안정'을 택했다는 점에서 이해할만 했다.
KIA는 롯데에 6대9로 패해 2연승 마침표를 찍었다. 패배 속에 건진 소득이라면 부상에서 돌아온 이범호의 활약이었다. 특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게 긍정적이다. 타격감을 끌어 올렸을 때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게 됐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