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새 수목극 '아는 와이프'는 '고백부부'의 명성을 넘을까.
'아는 와이프'가 1일 첫 선을 보였다. '아는 와이프'는 한 번의 선택으로 달라진 현재를 살게 된 운명적인 러브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1일 방송에서는 5년차 부부 차주혁(지성)과 서우진(한지민)의 일상이 그려졌다. 차주혁은 상사와 눈치없는 후배, 진상 고객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시궁창 같은 회사 생활을 이어갔고, 서우진은 육아와 집안일에 맞벌이까지 해야 하는 팍팍한 일상을 버텨내고 있었다.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조차 버거운 이들에게 있어 배려와 관심은 사치였다. 차주혁은 신입의 실수를 만회하고자 고군분투하다 교통사고를 당해 아이들 픽업 시간을 놓쳤고, 그런 사정을 알 수도 알고 싶지도 않았던 서우진은 화가 폭발해 꽃게 다리를 집어 던졌다.
이들 부부에게 남은 건 과거의 추억 뿐이었다. '음대여신' 혜원(강한나)을 짝사랑했던 차주혁은 혜원을 만나러 가다 버스 안에서 성추행 당하는 서우진을 돕게 됐고, 그 인연으로 결혼까지 골인했다. 과거의 기억에 차주혁은 눈시울을 붉혔다. 그런 차주혁에게 기적일지 재앙일지 모를 일이 벌어졌다. 지하철에서 만난 정체불명의 남성에게 받은 동전을 내고 톨게이트를 지난 차주혁은 2006년 6월 대학 자취방에서 눈을 떴다.
이처럼 '아는 와이프'는 첫 방송부터 각박한 현실에 찌들어 서로의 소중함과 사랑을 잊어버린 현실 부부의 모습을 그리며 공감대를 높였고, 타임슬립 소재로 판타지를 자극했다. 그리고 이러한 구성은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장나라 손호준 주연의 '고백부부'와도 비슷해 눈길을 끌었다. '고백부부'는 뜨겁게 사랑했으나 현실을 살아내며 각자의 상황에 지친 부부가 과거로 돌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타임슬립 드라마로, 풋풋한 캠퍼스 로맨스와 먹먹한 감동을 주는 공감 스토리가 맞물려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에 '아는 와이프' 또한 그 계보를 이을지, 혹은 '고백부부'의 인기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일단 첫 방송부터 성적은 고무적이다. 이날 방송된 '아는 와이프'는 평균 4.7%, 최고 6%(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tvN 타깃 시청층인 2049 시청률도 평균 3.1%, 최고 3.9%로 지상파 포함 전채널 1위를 차지하며 앞으로의 상승세를 기대하게 했다.
무엇보다 '믿고 보는' 지성과 한지민의 연기변신이 이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피고인'에서 묵직한 부성애 연기로 가슴을 울렸던 지성은 이번 '아는 와이프'에서는 평범한 유부남으로 변신을 꾀했다. 사람 좋은 웃음으로 위기를 넘기고, 현실의 풍파 속에서도 가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지성의 모습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모두가 잠든 밤 유일한 낙인 게임을 하려다 게임기가 망가졌다는 사실에 소리 없이 오열하는 모습은 짠한 이 시대 가장의 자화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 보는 이들을 안쓰럽게 했다.
자타공인 '여신' 한지민도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에 도전했다. 한지민은 단아하고 청순한 미녀 배우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번 '아는 와이프'에서는 처음으로 유부녀이자 엄마 연기에 도전하며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예쁜 얼굴에서 거침없이 쏟아내는 육두문자와 시원하게 뿜어내는 사자후, 거침없는 꽃게 다리 투척 등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한지민의 새로운 모습에 시청자는 기분 좋은 반전의 묘미를 느꼈다.
연기력으로는 흠잡을 데 없는 지성과 한지민이 만나 뿜어내는 극강의 시너지는 분명 '고백부부'와 차별화되는 '아는 와이프'만의 매력이다. 또 '고백부부'가 잊고 지냈던 가족애와 사람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면, '아는 와이프'는 하나의 선택으로 인한 나비효과에 좀더 집중할 예정이라 어떤 차별점을 보여줄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과연 '아는 와이프'는 '고백부부'를 넘는, 또 하나의 '현실부부 타임슬립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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