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부족해 강행군을 하고 있다." - 이문규 감독(남측)
"마음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 우승하겠다." - 정성심 코치(북측)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금메달을 향한 하나의 움직임을 시작했다. 단일팀은 1일 진천선수촌에 모여 상견례와 함께 합동훈련을 실시했고, 2일에도 조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훈련을 계속했다.
단일팀은 남측 9명, 북측 3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아직 미국 WNBA에 참가하고 있는 박지수가 오지 않아 현재 11명이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북측에선 로숙영(25·1m81) 장미경(26·1m67) 김혜연(20·1m72) 등 선수 3명과 정성심 코치가 합류했다.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하나가 되는 것. 곧 닥칠 아시안게임이라 하루 5시간 정도의 팀 훈련으로 호흡을 맞추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양측의 용어가 다르지만 어느정도는 통한다고. 대표팀 이문규 감독은 "농구용어가 다 영어라서 북측이 간혹 이해를 못할 때가 있는데 그러면 바로 고쳐서 말한다. 한 번은 북측 선수에게 '코너에 가 있어'라고 했는데 못 알아들어 '구석에 가 있어라'고 말해 다들 웃음이 터진 적이 있다. 눈치가 있어서 다들 안다. 걱정은 없다"라고 했다.
남북 선수들이 모두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12명을 모두 활용하는 농구를 하겠다는 게 이 감독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플랜이다. "북측선수들로 우리 선수들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 한다. 12명의 엔트리를 활용해 체력안배를 하겠다. 12명이 하는 농구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북측에서 센터 리숙영과 가드 장미경 김혜연 등이 합류했지만 아무래도 단일팀의 약점으로는 높이가 꼽힌다. 박지수(1m96)가 오지 못한다면 단일팀의 금메달 행보는 분명 쉽지 않을 듯. 이 감독은 "우리가 키 큰 선수가 없다. 상대팀은 1m90 이상 큰 선수가 있어 수비가 어렵다. 기동성과 조직력으로 승부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지수의 합류 여부는 아직 결정나지 않았다. 이 감독은 박지수가 스스로 결정해주길 바라고 있다. "온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WNBA 사정상 못 오고 있다. 협회차원에서 이야기를 했다"면서 "박지수가 아무리 잘해도 혼자 농구할 수 없다. 같이 하는 농구를 해야 한다. 최대한 빨리 오든지 못 온다면 못 온다고 말을 해줘야 한다. 박지수 자신이 먼저 (출전여부를) 밝혀야 우리도 포기를 한다. 감독입장에서 찜찜하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북측 정성심 코치는 "남측 식사도 입맛에 딱 맞다. 선수들이 평양에서부터 통일농구를 해서 한 친구들 같다"고 합동 훈련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아시안게임까지 시간이 짧다. 기술적으로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면서도 "마음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 우승하겠다. 우리 민족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전 세계에 보여주겠다. 7천만 전체 인민에 기쁨을 주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단일팀은 앞으로 열흘 정도 합동 훈련을 한 뒤 13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해 15일 인도네시아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한편 이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안민석 국회위원(문화체육관광위원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이재근 국가대표 선수촌장 등과 함께 여자농구 단일팀을 비롯해 선수촌에서 훈련중인 선수들을 찾아 격려했다. 진천=공동취재단,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