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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토종 최고선발 최원태, 그에게 부족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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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금까지 이뤄낸 것만 가지고도 넥센 히어로즈 최원태는 '에이스'라는 칭호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가히 나무랄 데 없는 최고의 시즌이다.

선수 본인의 속마음과 만족도까지 알 순 없지만, 적어도 장정석 감독을 비롯한 넥센 코칭스태프와 선수 동료들은 현재까지 최원태가 이뤄낸 결과에 대해 아낌없는 찬사와 굳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지난 31일 인천 SK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13승째를 달성한 최원태는 착실히 2000년대 이후 데뷔한 토종 투수 중 최고의 우완선발 자리를 향해 전진 중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최원태에게 올 시즌 아쉬운 부분 한 가지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막 만 21세, 프로입단 4년차 투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필요한 지적일 수도 있지만, 최원태가 진정으로 넥센을 뛰어넘어 KBO리그 전체를 대표하는 우완 에이스가 되기 위해서는 꼭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엘-기 앞에서 주저앉지 마라

모름 지기 에이스라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늘 안정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아무리 다른 팀을 상대로 잘 하더라도 어떤 특정 팀을 만났을 때 고전한다면, '미완'의 꼬리표가 붙을 수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최원태는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를 두려워해선 안된다.

올해 최원태는 유난히 LG에 약했다. 2경기에 등판했는데, 모두 패전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평균자책점이 무려 9.64나 된다. 2경기에서 9⅓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하는 동안에 무려 10점이나 내줬다. 이상하게 LG 타선을 만날 때의 최원태는 평소 같지 않았다.

KIA전에서도 마찬가지다. 3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5.94(16⅔이닝 11자책)를 기록했다. 대 LG전에 이어 두 번째로 나쁜 평균자책점이다. 결과는 1승2패, LG전 때와 마찬가지로 승보다 패가 많다. 공교롭게도 LG와 KIA는 모두 순위 싸움에서 넥센이 반드시 물리쳐야 할 상대들이다. 팀의 에이스인 최원태가 이런 경쟁팀에게 유별나게 약한 모습을 보여주면 팀이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

▶미지의 영역, 3점대 평균자책점

최원태가 더욱 대단한 이유는 매해 꾸준히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록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입단 첫 해인 2015년을 통째로 어깨 재활에 투자한 최원태는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섰다. 첫 해는 2승3패에 7.23의 평균자책점. 그러나 지난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11승)를 따내면서 평균자책점을 4.46으로 확 끌어내렸다.

그리고 올해 또 한 단계 성장했다. 이미 13승으로 지난해 승리 기록을 넘어선 최원태는 평균자책점도 4.09로 지난해에 비해 향상된 기록을 작성 중이다. 하지만 4점대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승수보다 평균자책점이 조금 더 투수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지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 투수들, 특히 선발들이 승리 보다는 볼넷이나 평균자책점과 같은 지표에 더 신경을 쓰기도 한다. '3점대 평균자책점'은 A급 투수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와 같다.

그런 측면에서 최원태도 남은 시즌을 통해 평균자책점을 조금 더 낮추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승수는 거기에 자연스럽게 따라 붙을 것이고, 이미 지금까지 거둔 13승만 해도 충분히 대단한 성과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조금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3점대 진입이 눈 앞에 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최소 7~8번의 기회가 더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되기도 한다. 잘하면 '3점대 평균자책점-15승'의 특급 에이스 지표를 달성할 수도 있다. 충분히 도전의식을 불태울 가치가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