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키버스 샘슨이 미국에서 귀국한지 이틀만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여전한 강속구로 KIA 타선을 질식시켰다.
샘슨은 2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서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5안타 4사구 2개, 9탈삼진 3실점했다. 팀이 6-3으로 앞선 상황에서 8회초 교체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샘슨은 지난 17일 수원 KT전서 5이닝 동안 6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아내의 출산으로 18일 미국으로 떠났다가 24일에 귀국했다. 예정 출산일에 맞춰서 갔지만 출산이 늦어져 결국 아이를 보지 못하고 귀국했다. 아직도 아내의 출산 소식은 없다고.
장시간 비행을 하고 와 시차적응 등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었지만 샘슨의 피칭은 여전히 힘이 넘쳤다.
1회초 잠시 흔들렸다. 1사후 2번 최원준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샘슨은 3번 최형우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허용했다. 148㎞의 직구가 가운데 높게 들어가는 실투가 됐고, 이를 최형우가 놓치지 않았다.
홈런에 정신을 차렸을까. 샘슨은 이후 안정적인 모습으로 특유의 삼진 퍼레이드를 시작했다.
4번 안치홍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줘 위기가 계속되는 듯했지만 5번 버나디나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고 6번 류승현을 삼진으로 처리해 1회를 마친 샘슨은 2회초와 3회초엔 삼진 2개씩을 잡으며 무안타로 무실점 행진을 했다.
3회말 타선이 대거 4점을 뽑아 4-2로 앞선 상황에서 조금 흔들렸다. 4회초 1사후 연속 안타를 맞고 1,3루의 위기를 맞았고 7번 박준태와 힘겨운 대결을 하다가 보크를 범했다. 1루로 견제 동작을 했는데 공을 던지지 않은 것. 아예 글러브에서 공을 꺼내지 않고 공을 던지는 시늉만 했다. 심판들이 일제히 보크를 선언해 3루주자 버나디나가 홈을 밟아 4-3.
다시 기운을 차린 샘슨은 박준태를 3루수 플라이, 최정민을 삼진으로 잡고 추가 실점은 막아냈다.
4회말 2점을 추가해 6-3의 3점차로 앞서자 샘슨의 투구는 더욱 안정됐다. 5회초에 공 9개, 6회초에 공 8개로 가볍게 삼자범퇴로 끝냈다.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샘슨은 8번 박준태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8번 대타 나지완과 9번 김민식을 연속 삼진으로 틀어막고 자신의 복귀전을 마무리했다.
24일 데이비드 헤일의 인상적인 데뷔전에 이어 샘슨의 안정적인 복귀전이 이어져 한화의 외국인 원투펀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게 됐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