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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재성 전북 떠난다, 독일 분데스리가 이적…개인조건 합의·이적료 막판 조율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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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절대 1강' 전북 현대의 미드필더 이재성(26)이 해외진출의 꿈을 이룬다. 행선지는 독일 분데스리가다.

24일 전북 소식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재성이 독일 분데스리가로 이적한다. 협상이 극비리로 진행되다 보니 팀명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러시아월드컵에서 주위의 기대보다 활약이 적었던 탓에 좋은 오퍼가 많이 사라졌다고 하더라. 장고 끝에 시기적으로 지금이 아니면 해외진출이 어렵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이적을 결심했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이어 "이적할 팀의 사장과 감독이 이재성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 이재성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 이적료도 발생시키고 떠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새 팀에선 재성이를 하루 빨리 보내달라고 한다. 다만 전북은 보낼 땐 보내더라도 고별전을 해주고 싶어한다. 이재성이 그 동안 전북에 미친 영향력과 헌신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할 때 이재성의 새 팀은 분데스리가 승격팀(포르투나 뒤셀도르프 또는 뉘른베르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개인적인 조건에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진 이재성은 동료들에게 이적 사실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료 합의와 이적동의서 교환 등 구단간 막판 조율은 이르면 하루 이틀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학성고-고려대를 거친 이재성은 먼저 축구를 시작한 둘째 형 이재권(30·부산)을 보며 축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고교 시절에는 2010년 인천에 입단해 프로선수가 된 형의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관전하며 프로 데뷔를 꿈꾸기도 했다.

이재성은 '천운'을 타고난 선수로 평가받는다. 2013년부터 유망주 육성에 초점을 맞춘 K리그 23세 이하 선수 의무출전 규정의 수혜를 받았다. 고려대 3학년을 마친 이재성은 덕분에 2014년 전북 유니폼을 입자마자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었다. 초호화 멤버를 갖춘 전북에서 신인이 주전을 꿰찬 건 이례적이었다.

물론 최고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찾아온 기회였다. 또 최 감독의 무한 신뢰 덕분에 이재성은 쑥쑥 성장할 수 있었다.

프로 5년차인 이재성에게 찾아온 또 하나의 운은 '라이언 킹' 이동국(39)과 한 방을 쓸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둘의 나이차는 무려 13년이다. 이동국은 많은 말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이재성은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어깨 너머로 이동국의 모든 장점을 보고 스폰지처럼 흡수했다. 특히 철저한 몸 관리부터 경기를 대하는 자세, 사생활 등 최고의 경기력 유지와 더불어 롱런할 수 있는 비결 등을 이동국을 보며 따라했다.

또 다른 대운은 프로 데뷔 해인 2014년에 찾아왔다. 이광종호의 멤버로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궈내면서 병역 혜택을 받았다.

아시아에선 이미 이룰 걸 다 이뤘다. K리그에서도 세 차례나 정상에 섰고, 2016년에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트로피에도 입 맞췄다. 덕분에 2015년 수원 소속이던 권창훈(디종)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이재성은 2년 뒤 '커리어 하이(8골-10도움)'를 찍고 K리그 MVP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뤄야 할 목표가 남아있었다. 월드컵과 해외진출이었다. 사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중국과 중동에서 러브콜이 밀려왔다. 거액의 연봉을 제시한 팀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재성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택했다.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을 위해서였다. 지난 6월 그 꿈이 이뤄졌다. 이재성은 러시아월드컵에서 세 경기 모두 뛰었다. 특히 '세계랭킹 1위' 독일을 2대0으로 꺾을 때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엄청난 활동량으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며 '언성 히어로(숨은 영웅)'로 활약했다.

그리고 해외진출 목표도 달성했다. 이재성의 커리어에 비하면 이름 값이 떨어지는 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꿈꾸던 유럽진출에 성공한 만큼 향후 명문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이재성의 축구인생 2막이 열린다. 새로운 도전이다. 설렘이 커지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