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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변명·말장난·거짓말"…'골목식당' 경양식집, 백종원도 포기한 고집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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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골목식당' 백종원의 다정한 손길이 뚝섬골목을 웃음으로 물들였다. 다만 백종원을 거부한 경양식집만은 끝까지 초지일관 특유의 고집과 변명으로 일관했다.

20일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뚝섬골목 마지막 편이 방송됐다. 사장님들의 뼈를 깎는 노력과 이를 적극 돕는 백종원의 모습이 돋보였다.

단 한 곳, 경양식집만은 예외였다. 백종원은 달라지지 않는 경양식집 사장에게 "마음에 드는 솔루션만 받겠다 하면 오래 못한다"고 경고하며 필동함박스테이크 3인방에게 그들의 레시피를 전수해줄 것을 요청했다. 필동함박 3인방은 재료부터 굽는 모양, 방법까지 상세하게 알려줬다.

하지만 마지막날까지도 경양식집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컵에 내놓는 국물, 와인잔에 담긴 장국, 양배추 없이 세팅된 샐러드, 발사믹 소스, 양식에 어울리지 않는 고추장아찌까지 그대로였다.

'고독한 미식가' 김윤상 아나운서는 와인잔 장국에 대해 "머그컵에 끓인 라면 같다. 어울리지 않는다"고 평했고, "돈가스는 맛있다. 함박은 필동 것과 다르다. 백대표님 솔루션 아니죠"라고 물었다. 사장님은 "오히려 돈가스는 (솔루션을)안 받은 거다. 함박은 똑같이 사용할 순 없고 (레시피를)변형해서 사용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앞서 백종원은 돈가스에 대해 '두께가 중요하다'며 펴서 요리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돈가스의 맛을 결정지은 핵심적인 솔루션이었다. 게다가 함박은 필동에서 강조하던 '동그란 모양'도 아니었고, 돼지고기와 1대1로 섞으면 더 맛있다는 조언에도 소고기 비율이 여전히 훨씬 더 높았다. 기름도 부족했다. 기껏해야 물뿌리는 방식과 감에 의존하던 조리시간을 타이머로 맞춘 것만 바뀌었다.

백종원은 답답함과 분노를 참지 못하고 직접 경양식집을 찾았다. 백종원은 "필동 레시피대로 안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그분이 연구한 걸 그대로 쓸순 없었다"는 말에 천하의 백종원도 "그럼 배우지 말았어야지, 지금 말장난하는 것"이라며 목소리가 높아졌다. 사장님은 식감도 맛도 자신이 만든 함박이 더 좋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백종원은 "샐러드도 함박도 사장님 스타일인 것"이라며 "문제는 사장님은 배운걸 시도조차 안한다. 더이상 누가 가르쳐주냐. 지금 당장 방송 타서 손님이 많을 수 있다. 착각은 금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장님은 "아직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라며 변명할 뿐이었다.

실습생도 아닌 돈을 받고 음식을 파는 가게의 사장이 스스로를 아마추어로 부르는 것 자체가 백종원의 말처럼 '말장난'이다. 하물며 경양식집은 앞서 20군데의 경양식집 맛을 참고했다고 하곤 '고려대 학식'을 포함하는가 하면, 백종원이 '불가' 판정을 내린 요리 재료를 도로 냉장고에 넣는 등 여러모로 논란이 됐다. 백종원과 필동 함박 3인방 앞에선 웃는 얼굴로 대답하곤 태도가 바뀐 것도 여러번이다. '골목식당'을 단순 맛집 방송마냥 전파탈 기회로만 여긴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반면 백종원의 지시를 믿고 따른 세 가게는 달랐다. 특히 백종원이 가장 칭찬한 곳은 장어집이었다. 바다장어와 '말려서 내놓는' 생선으로 "먹으면 안되는 음식을 판다"며 백종원이 혹평했던 장어집은 180도 달라졌다. 첫날 그간 보관해뒀던 생선들을 모두 버리며 환골탈태를 다짐했던 장어집은 백종원이 직접 지방 수산시장까지 동행할 정도로 예쁨 받는 제자가 됐다.

장어집은 맛있는 생선구이집으로 거듭났다. 장어집 사장님의 열의에 반한 백종원은 기존 레시피 외에도 비법국물을 더한 신메뉴 라면을 선물하고, 직접 장사를 돕기까지 했다. 백종원은 손님들의 호평에 신이 난 사장님에게 "잘해라. 춤춰도 된다. 즐겁게 장사하라"며 격려했다.

족발집 모자는 다른 족발집을 다니며 벤치마킹에 나섰다. 오픈형 주방과 체계적인 시스템에 감동한 두 사람은 "우린 소꿉장난이었다"고 한탄했다. 백종원은 이들에겐 남는 족발을 다음날 점심으로 쓸 수 있는 '족발장조림밥' 메뉴를 선물했다.

샐러드집은 숫제 샐러드를 포기하고 쌀국수 집으로 거듭났다. 백종원의 재평가를 통과했음에도 뚝섬 입지에선 손님이 없었기 때문. 백종원은 주력 레시피부터 비법 소스까지 아낌없이 전수했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