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분명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주저앉아있던 공룡군단이 전진하고 있다. 앞을 향해서, 꼴찌 탈출을 향해서.
NC 다이노스는 20일 창원 홈경기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맞이해 여름 폭염처럼 뜨거운 난타전을 펼친 끝에 10대8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여러 의미가 있는 승리다. 우선 넥센전 상대전적의 열세를 극복했다. 이전까지 4승5패로 뒤졌지만, 이날 승리로 5승5패 균형을 맞췄다. 두 번째로는 두 번의 역전으로 이겼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NC는 역전승과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이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역전승은 21번으로 전체 7위에 그치고 있었다. 특히 7회까지 뒤진 경기의 승률은 9푼9리(5승46패)로 채 1할에 못 미쳤다. 이 낮은 확률 조건을 극복했다는 데 의미를 둬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큰 의미는 이런 식으로 경기에서 조금씩 승리하는 빈도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7월 들어 NC가 이기는 일이 많아졌다. 7월에 접어들어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해졌다. NC는 7월 이후 치른 13경기에서 8승5패로 6할1푼5리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리그 전체 2위에 해당한다. 두산이 8승4패로 가장 승률이 높고, SK가 NC와 같은 8승5패를 기록했다. 7월 성적만 보면 마치 과거의 '강팀 NC'를 보는 듯 하다.
물론 겨우 13경기 결과를 두고 'NC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식의 평가는 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 최악의 침체 사이클에서 벗어난 것만은 확실하다. 여전히 부상 선수들이 많고, 선발 로테이션이나 불펜 상황이 불아하지만 일단 경기 집중력은 강해졌다. 또 팔꿈치 통증에서 회복된 박석민의 합류로 중심타선의 무게감도 강화됐다.
이런 호재 덕분에 NC는 이제 조금씩 '탈꼴찌' 목표를 그리고 있다. 그다지 멀리 있는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20일 기준, 9위는 KT 위즈인데 NC와 승차가 3.5경기다. 8위 롯데와도 5경기 떨어져 있다. 아직 50경기를 남겨둔 NC에게는 그리 큰 격차가 아니다. 7월의 상승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의외로 금세 따라잡을 수도 있는 거리라고 볼 수 있다. 과연 공룡군단의 여름 폭주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궁금해진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