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이리와 안아줘'가 최약체의 반란을 이루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MBC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이아람 극본, 최준배 극본)은 희대의 사이코패스 윤희재를 아버지로 둔 경찰 채도진(장기용)과 톱스타가 된 피해자의 딸 한재이(진기주)가 세상의 낙인을 피해 살아가던 중 재회하며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는 감성 로맨스 드라마다. 지난 5월 16일 첫 방송을 시작해 7월 19일 종영을 맞이하기까지 최약체 극이라는 편견을 깨고 수목극의 최강자로 유종의 미를 거두기도 했다.
사실상 '이리와 안아줘'는 시작부터 주목을 받는 작품은 아니었다. 주인공으로 장기용과 진기주가 나섰지만, 첫 주연작이었기에 기대가 덜했고 허준호의 사이코패스 살인마 연기에는 관심이 갔지만 여태껏 볼 수 없던 흥미로운 내용을 담아낼 것으로 보이지 않았기에 시청자들의 기대도 적었던 것이 사실. 여기에 윤종훈, 김경남 등 연기파 배우들이 함께했음에도 관심에서는 멀어져 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 시선을 대변하듯 첫 방송 시청률은 3.1%와 3.9%(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낮은 성적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반전은 계속됐다. 최약체였던 '이리와 안아줘'가 상대 드라마이자 장동건과 박형식이라는 톱스타들을 섭외한 KBS2 '슈츠'에 대적하며 성장세를 이끈 것. 촘촘한 대본과 감성적인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이 이어지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던 것도 이 때였다. 특히 '이리와 안아줘'는 최하위 시청률을 유지하다가 2위, 그리고 1위로 올라서며 점차 성장세를 이어갔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배우들과 연출, 그리고 극본에 대한 호평이어졌다. 여기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이는 허준호였다. 허준호는 윤희재 역을 맡아 묵직한 열연을 펼쳤고 그의 소름 돋는 눈빛과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통해 루키 배우들인 장기용과 진기주도 자리를 잡아갔다.
극 후반에는 잔혹하고 잔인하다는 논란에 잠시 휩싸이기도 했지만, 다시 자리를 잡아갔고 종영까지 스릴러와 로맨스를 적절히 섞는 내공으로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다. 최종회에서는 12년 만에 재회한 윤희재와 채도진이 한재이의 안전을 두고 맞붙는 장면이 그려졌다. 마지막까지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던 두 사람의 이야기는 최종회에서 채도진이 윤희재의 머리를 치는 대신, 다리를 쏴 제압하는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한재이와의 로맨스도 불이 붙었고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가며 '이리와 안아줘'가 힐링 드라마였음을 상기시켰다.
'이리와 안아줘'의 최종회는 각각 5.1%와 5.9%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자체 최고 시청률이던 28회 5.8%에는 미치지 못하던 수치였지만, 상대작이자 톱스타 배우인 남궁민과 황정음이 출연한 SBS '훈남정음'(2.8%)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로 MBC와 시청자들에게 동시에 만족감을 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