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방구석1열'이 아이들의 성장과 교육, 이를 뒷받침하는 부모와 사회에 대해 심도있게 파고들었다.
20일 '방구석1열'의 '띵작 매치' 코너에서는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은 영화 '4등'과 '우리들'이 재개봉작으로 소개됐다. 이날 방송에는 소아청소년정신과 서천석 박사와 홍지영 감독, 영화 '4등'의 배우 이항나가 출연했다.
'4등'은 수영대회에서 늘 4등만 하는 아들에게 집착하는 엄마의 이야기다. 엄마는 아들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국가대표 출신 코치 광수(박해준)의 폭력 코칭을 방관하고, 아들은 수영을 그만두기에 이른다. 첫째가 그만두자 엄마의 집착은 둘째에게로 향한다. 하지만 아들은 사실 수영을 정말 사랑하고 있었고, 수영장에 몰래 찾아가 '전쟁터'가 아닌 놀이터로서의 수영장을 만끽하는 장면이 모두에게 가슴아린 감동을 안겼다.
이항나는 "내가 연기한 엄마 캐릭터를 이렇게 싫어할 줄 몰랐다"고 고백했다. 특히 이항나는 수영 코치 광수(박해준)에게 찾아가 "우리 아이를 다시 가르쳐달라"며 울분을 토하는 신은 두 배우의 애드립이었다고 밝혔다. 광수와 대립하는 연기를 하던 중 감정이 격해졌고, 대본에도 없던 대사를 뱉었다는 것. 이에 박해준도 "니 없으면 (금메달)딴다!"고 애드립으로 맞S아 명장면이 만들어졌다는 것. 결국 엄마 없이 대회에 혼자 나선 아이는 엄마가 그렇게 바라던 1등을 차지한다.
출연자들은 학대당하는 아이의 모습에 공감하면서도, 아이에게 집착하는 부모의 마음에도 가슴아프게 몰입했다. 서천석 박사는 "엄마를 너무 나쁜 사람으로 만든게 안타까웠다. 자식이 잘되면 쓸모있는 엄마, 자식이 안되면 쓸모없는 엄마로 취급받는 사회적 시스템을 바꿔야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항나는 "엄마도 피해자다. 아이들이 자기 밥벌이도 못할 수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한 사회를 목격한 세대"라고 안타까워했다.
서천석 박사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의 사례를 언급하며 "체벌 외의 방법을 모른다. 외국 선수들은 폭력 없이도 한국 선수들과 비슷한 혹은 그 이상의 성적을 내지 않냐"면서 "국가대표도 맞는데 다 맞아도 된다, 폭력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사회가 문제. 한 아이가 학대당하는 것은 그 마을 전체의 아이를 학대하는 문화 때문"이라고 지적해 공감을 샀다.
윤종신은 "전에 올림픽에서 우승한 펜싱선수를 보니 직업이 의사라서 놀랐다"고 밝혔고, 다른 출연자들도 다양한 직업을 가진 아이슬란드 월드컵 대표팀, 직업이 소방관인 UFC 선수 미오치치 등의 사례를 언급했다.
다음으로 윤가은 감독의 영화 '우리들'을 살펴봤다.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은 영화가 개봉한 그해 신인상을 휩쓸었다. 홍지영 감독은 "아역 배우들에 대해 4번의 오디션을 했고, 마지막 아이들과는 3개월 동안 만났다고 한다. 감독의 안목 외에 시간과 노력이 대단했다"고 설명했다. 변영주 감독은 "저도 아이들 연기 지도에 대해 윤가은 감독에게 조언을 구했다. 저도 아이랑 싸울 뻔했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서천석 박사는 '우리들'에 대해 "아이들은 집단 자체를 소중히 여기고 그 속에서 인정받으려 한다. 단짝을 만들면 그 둘만 떨어진 이상한 관계가 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항나는 "제가 일하는 엄마다 보니 엄마들끼리의 관계를 만들지 못했다. 알고보니 엄마들끼리 그룹핑을 하고, 엄마끼리 친하지 않은 아이들을 따돌리는 분위기가 있더라"며 안타까움 담아 미안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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