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감독, 단장은 훗날 어떤 평가를 받을까.
LG 트윈스가 기분 좋게 후반기 시작을 했다. LG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후반기 첫 3연전을 스윕하며 3위 SK 와이번스와의 승차를 1경기로 줄였다. 2위 한화 이글스와의 승차도 2경기 뿐. 1위는 몰라도 2위 싸움은 충분히 해볼 수 있는 위치다.
그냥 승리가 아니다. 기분 좋은 승리다. 특히, 18일 넥센전은 질 뻔 하던 경기를 대타 유강남의 역전 만루포로 이겼다. 신경식 타격코치는 "살다보니 이런 경기도 나온다"며 기뻐했다. 나머지 경기들도 이천웅, 이형종, 양석환, 채은성 등 팀의 새로운 주축 선수들의 활약 속에 가져왔다.
올해 새롭게 LG를 맡은 류중일 감독의 업적도 빛나지만, 여기서 생각해볼 게 양상문 단장의 공로다. 일단, 올시즌을 앞두고 '타격기계' 김현수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다른 선수들이 잘하는 건 그들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김현수가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자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로 봐야 한다. 대형 계약 FA 선수들 중 유일하게 몸값을 하고 있는 선수로 봐도 무방하다.
김현수 뿐 아니라 데이비드 허프와의 계약이 틀이지며 발생한 어려운 상황 속에 타일러 윌슨을 영입한 것도 중요 포인트다. 헨리 소사가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윌슨이 든든하게 선발진을 받쳐주고 있어서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유강남, 이형종, 이천웅, 양석환, 채은성, 정주현 등 젊은 선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자리할 수 있게 한 것도 양 단장의 몫이었다. 양 단장은 지난 감독 시절 이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그리고 기존 팀의 주축이던 이병규, 이진영, 정성훈, 손주인 등과의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그 과정에서 충성심 높은 팬들에게 엄청난 질타를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새롭게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줬다. 야수들 뿐 아니다. 현재 필승조로 뛰고 있는 김지용, 진해수 등을 발굴한 것도 양 단장이었다. 이 선수들이 향후 수년간 LG의 중심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100% 성장하지 않은,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