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서울 삼성 썬더스는 3년 만에 플레이오프행에 실패했다. 시즌 중반까지 치열한 순위싸움을 펼쳤지만 막판 힘이 부족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초반 부상, 주축 선수들의 군입대, 높이 등 여러가지 원인이 지적됐다. 하지만 이관희, 천기범 등 미완의 대기로 꼽히던 선수들이 꾸준히 기회를 부여 받으면서 성장세를 입증하는 소득도 있었다. 새롭게 성장한 '식스맨'들은 올 시즌 삼성의 주력 전력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빈자리는 누가 채울까. 새 시즌을 바라보는 이상민 삼성 감독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성장한 젊은 선수들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들의 뒤를 받쳐줄 선수가 없다면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긴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는 결국 뒤를 책임져 줄 선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 감독은 마카오 썸머 슈퍼 에이트 토너먼트(이하 슈퍼8)를 앞두고 "아마 경기 중 선수들이 많이 바뀔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전에서 예고대로 김태술 등 부상 재활 중인 선수들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을 고르게 투입했다. 슈퍼8은 타이틀이 걸린 대회지만, 삼성에겐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결과보다 내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 시즌에 활용할 선수들과 기존 자원들의 호흡과 패턴 플레이, 협력 수비 등 전술적인 틀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이 감독은 "벤와 음발라, 글렌 코지는 8월 말이 되서야 복귀한다. 대회 참가 직전 다시 다친 문태영 역시 당분간은 훈련이 어렵다. 100% 전력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상적인 전력 가동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 선수들이 보강됐지만 아직 어떤 기량을 보여줄 지는 모르는 상황"이라며 "김태술, 문태영, 김동욱 등 주축 선수들도 나이가 적지 않아 풀타임 활약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어려운 시즌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 젊은 선수들이 주어진 기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팀에 힘을 보탰다"며 "결국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매 경기 10~15분 정도를 책임져 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즌 준비를 향한 첫 걸음,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삼성이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행 좌절의 아픔을 떨치기 위해 이 감독은 흔들리지 않고 전진하고 있다.
마카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