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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루키 양창섭을 KIA 킬러로 만든 강민호의 홈런 2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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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의 고졸 루키 양창섭(19)은 지난 3월 28일 KIA 타이거즈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선수가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도 대단한데, 4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이날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 4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데뷔전 승리투수가 됐다. 고졸 루키답지 않은 안정된 제구, 다양한 구종으로 타이거즈 강타선을 압도했다. 충격적인 데뷔전 이후 주춤했다. 관리 차원에서 1군 등록이 말소됐는데, 잔부상으로 1군 복귀가 늦어졌다. 금방 승수를 쌓을 것 같았는데, 첫승을 거둔 후 3개월이 지난 6월 26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2번째 승리를 따냈다.

최근 성적도 안 좋았다. 7월 6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3⅓이닝 8실점, 1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이닝 2실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그런데 김한수 감독은 양창섭을 후반기 두 번째 경기인 18일 KIA전 선발로 내세웠다. 최근 부진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정이었다. 김 감독은 "현재 컨디션이 좋은 순서대로 선발 등판한다"고 했다. 그러나 다분히 데뷔전 호투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3월 28일 그날처럼 양창섭은 주전 포수 강민호와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다.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둔 후 "강민호 선배가 하라는대로 따랐다"고 했던 양창섭이다.

110여일 만에 기아챔피언스필드 마운드에 선 양창섭은 씩씩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 후 2회 선두타자 4번 안치홍부터 로저 버나디나, 김주찬까지 3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불안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1사 2,3루 위기에서 두 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우며, 추가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어진 3,4회 주자를 내보냈으나 무실점으로 넘겼고, 5,6회 여섯 타자를 연속으로 범타 처리했다. 7회에도 등판한 양창섭은 2사 1루에서 마운드를 넘겼다. 6⅔이닝 3안타 3탈삼진 1실점에 시즌 3승. 올 시즌 최다 이닝 투구고, 3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채점 이하)다.

데뷔전 호투가 확실하게 자신감을 심어준 모양이다.

전날 무안타에 그쳤던 선배 강민호도 후배를 화끈하게 지원했다. 1-1로 맞선 4회 KIA 선발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2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분위기를 끌어왔다. 8회 다시 1점 홈런으로 후배의 승리를 축하했다. 홈런 2개로 3타점. 강민호는 양창섭의 데뷔전 때도 홈런 1개를 포함해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강민호의 투런 홈런으로 균형을 깨트린 삼성 타선은 5회 2사후 다시 폭발했다. 3번 구자욱, 4번 다린 러프의 연속 안타로 1점을 추가했고, 5번 김헌곤이 2점 홈런을 터트렸다. 7대1 완승. 야수들의 호수비도 양창섭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앞으로 '삼성의 미래'로 불리는 양창섭이 KIA 타자를 상대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