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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셔니스타?' 이을용 서울 감독대행, '트레이닝복+조끼'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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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과 울산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17라운드 대결이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 한쪽에서 선수단을 지도하던 이을용 FC서울 감독이 갑자기 교체선수가 입는 형광색 조끼를 걸쳤다. 플레잉사령탑으로의 깜짝 변신?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 감독대행은 이날 회색 트레이닝 바지에 흰색 트레이닝 셔츠를 입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하지만 이 복장은 원정팀 울산의 유니폼 색깔과 너무나도 비슷했다. 경기감독관과 제2 부심이 긴급회의에 나섰다. 이 감독대행과 울산 선수의 옷 색깔이 겹쳐 자칫 오프사이드 라인에서 판정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결국 이 감독대행은 급한 대로 교체선수 조끼를 걸쳤고, 후반전에는 검정색 트레이닝 셔츠로 갈아입고 벤치에 앉았다.

이날 이 감독대행의 조끼 패션은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일부 이을용 감독 팬들은 '감독들 사이에 유행인 새로운 조끼패션'이라며 센스 넘치는 비교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이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선보인 조끼와 비교하며 '패셔니스타(?)'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사실 이 감독대행의 트레이닝복 패션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그는 지난 5월 2일 펼쳐진 경남과의 사령탑 데뷔전에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경기장에 들어섰다. 이후 한동안 캐주얼 정장을 착용 하는가 싶었지만, 후반기 들어 또 다시 트레이닝복을 고수하고 있다. 구단은 물론이고 선수들까지 "경기장에서는 정장을 입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

하지만 이 감독대행이 트레이닝복을 고수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는 지난 4월 성적부진을 책임지고 물러난 황선홍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서울의 지휘봉을 잡았다. 종전까지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경기를 지도했던 코치에서 사령탑에 오른 것이다.

막중한 임무를 안고 벤치에 앉은 이 감독대행. 그는 트레이닝 패션을 두고 "첫 경기를 마친 뒤 정장을 입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이 위치에서 정장을 입고 경기에 나가는 것도 맞지 않는 것 같다. 선수들과 함께 뛴다는 마음이다. 지금은 팀 성적이 우선"이라고 트레이팅복을 고수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전남과 18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경기 결과 만큼 이 감독대행의 패션에도 다시 한 번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