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경쟁은 싱겁게 끝나는 분위기다.
이번에도 전북이다. '절대 1강' 전북은 휴식기 후 더욱 매서운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승점 41의 전북은 2위 경남(승점 29)과의 승점차를 12로 벌렸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지만, 지금 전북의 경기력과 경쟁팀들의 경기력 차를 감안하면 좁히기는 어려워 보인다. 스플릿 라운드 이전 전북이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맥 빠진 우승경쟁. 하지만 스펙타클한 경쟁구도가 있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 싸움이다. 그야말로 치열하다. K리그는 3.5장의 ACL 진출권이 주어진다. 1, 2위팀과 FA컵 우승팀에게 직행권이 주어지고, 3위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먼저 순위표를 보자. 2위 경남, 3위 수원(24골), 4위 제주(23골·이상 승점 28)가 빡빡하게 붙어있다. 그 뒤를 5위 울산(승점 24), 6위 강원(승점 23), 7위 상주(승점 22), 8위 서울(승점 20)이 자리하고 있다. 돌풍의 경남이 2위까지 올라왔고, 수원, 제주가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우승권으로 평가받았던 울산, 서울은 아직 위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순위표는 다시 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에도 ACL 티켓을 거머쥐었던 수원과 제주를 유력 후보로 볼 때, 변수는 경남과 서울, 울산이다. 경남은 예상을 깨고 계속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예년에도 돌풍의 팀은 있었지만, 중반까지 유지하는 팀은 없었다. 하지만 2018년 경남은 다르다. 말컹, 최영준, 박지수, 손정현이라는 확실한 축에 네게바, 쿠니모토, 파울링요, 조영철 등 다양한 공격옵션이 있다. 여기에 수비까지 안정된 모습이다. 경남은 전북(11실점)에 이어 제주와 최소실점 공동 2위(17실점)다. 막판 경험이 변수기는 하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 울산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서울, 울산은 시즌 초반 대단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서울은 감독 교체라는 홍역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상 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이을용 대행 체제 이후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한 서울은 윤석영에 이어 장신 원톱 마티치까지 영입했다. 약점 보강에 성공하며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울산 역시 이근호, 에스쿠데로 등을 더하며 객관적으로는 전북 다음으로 안정된 전력을 구축했다. 이 두 팀이 후반기에 치고 올라올 경우, 경남, 수원, 제주, 울산, 서울이 펼칠 ACL 티켓 경쟁은 말 그대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전쟁터가 될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