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한국미니스톱이 물품 공급업자로부터 판매장려금 수백억원을 받아내는 '갑질'을 했다가 억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미니스톱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3400만원, 과태료 15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니스톱은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도시락, 과자, 음료, 주류 등 236개 공급업자와 법정기재 사항이 빠진 연간거래 기본계약을 체결, 판매장려금 약 231억원(총 2914건)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판매장려금은 소비자의 눈에 잘 띄는 곳에 상품을 배치하거나, 전년보다 판매량이 늘어나는 등의 사유에 따라 공급업자가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미니스톱과 같은 대규모유통업자는 판매장려금을 받을 때 사전에 서면으로 약정해야 한다. 이 서면에는 판매장려금의 종류와 지급 횟수를 담아야 하며, 중간에 이를 변경할 때를 대비해 변경 사유와 기준, 절차 등도 규정해야 한다.
하지만 미니스톱은 법정기재 사항이 빠진 불완전한 계약 서면을 공급업자에게 주고 판매장려금을 부당하게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공급업자는 일부 대기업도 있었지만, 대부분 중소기업이었다.
아울러 미니스톱은 2013년 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58개 공급업자와 체결한 판매촉진행사 약정서 225건을 계약이 끝난 날로부터 5년 동안 보존해야 하는 의무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미니스톱 측은 실무진의 착오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2억3400만원의 과징금은 부당 판매장려금을 받은 혐의에 부과됐으며, 150만원의 과태료는 판매촉진행사 약정서 보존 의무 위반 혐의에 매겨졌다.
공정위 측은 "이번 조치는 편의점 분야 대형유통업체의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행위에 대해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판매 대금 지연 지급, 계약서 미교부, 판촉비용 부담 전가, 부당반품 등 관련 불공정거래 행위를 지속해서 감시하고 적발하면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